두 끼, 오르지 못한 미래

1분 동화 별빛동화 스물네 번째 이야기

어른이 붙잡은 희망은

아이의 눈동자에도 빛날 수 있을까?


눈부신 아침 햇살이 번져올 때, 시장은 이미 어둠처럼 가라앉아 있었다.

사람들은 더위에 지쳐 힘이 빠져 있었고. 진열대 위에는 옥수수 몇 개와 시든 채소 몇 가지가 남아 있을 뿐이었다.


하루 세끼를 먹는다는 말은 이미 몇 년 전 옛말이 되어버렸다.

이제 밥상에는 두 끼만 오른다. 아이들은 투정조차 부리지 않은 채 고개를 끄덕였고, 어른들의 손끝은 떨렸으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가난한 어부들은 더 이상 바다로 나가지 못했다.

빈 그물은 파도에 흔들리며 아무것도 건져 오지 못한 채 돌아왔다.

그들의 피부는 햇볕에 갈라지고, 눈동자는 바람에 말라갔다.

물고기를 팔 수 없다면, 아이의 밥그릇에 무엇을 담을 수 있겠는가.

한때 바다는 황금어장이라 불렸지만, 이제 그 말은 더 이상 쓰이지 않았다. 바다는 그들을 서서히 무너뜨리고 있었다.


가게들은 매일매일 가격표를 고쳐 써야 했다.

끝없이 올라가는 가격 때문에 표는 덧칠과 지움으로 지저분해졌다.

몇몇 가게는 여전히 좋은 상품이라며 채소와 곡식을 내보였지만,

사람들의 지갑은 이미 비어 있었고, 발걸음은 문 앞에서 멈추었다.


어느 날, 아이가 조용히 물었다.

“엄마, 우리 내일도 두 끼만 먹을까?”

엄마는 대답하지 않았다.

텅 빈 바다와 말라가는 얼굴, 꺼져가는 시장의 등불이 이미 대답을 대신하고 있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누구도 이런 날이 오리라 믿지 않았다.

사람들은 더 많이 벌고 더 많이 소비하는 것만이 내일을 지켜줄 거라 믿었다.

정치인들은 세계화를 외쳤고, 끝내 자국의 이익만 좇았다.

합의는 없었다. 오직 독점과 침묵만 있었다.


몇 달 전, 시장 한쪽에서 불길이 치솟았던 날이 있었다.

작은 불꽃은 곧 지붕을 타고, 벽을 넘어, 온 마을을 뒤덮었다.

아이 하나가 소리쳤다.


“불이 나고 있어요! 우리 집이 무너져요!”

그러나 장사꾼들은 대꾸했다.


“오늘 장사가 잘돼야 해. 내 가게 매출이 중요해.”

“내 이익만 챙기면 돼. 남의 집 불은 내 일이 아니야.”

불길은 거세져 시장 전체를 삼켰다.


그제야 어른들은 깨달았다.

돈보다 먼저 지켜야 할 집이 있었다.

바로, 우리가 살아갈 지구라는 집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서로에게 말했다.


“인류는 위대하다. 우리는 반드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인류는 언제나 수많은 위기를 견뎌내고 다시 일어섰으니까.


그러나 모두가 알았다.

그 길 위에는 너무나 많은 희생이 놓여 있으리라는 것을.

아이들의 빈 밥그릇, 마른 어부의 손, 불타버린 시장의 잿빛

그 모든 것이 가격표 없는 대가처럼 남아 있었다.


그리고 지금, 몇 달이 지난 오늘조차

아무도 대답하지 못한다.

과연 미래가 예쁠 수 있을까

아니면 아이들의 어깨 위에 먹먹한 짐으로만 남을까.



기후위기와 재난은 더 이상 미래의 경고가 아니라 이미 우리의 일상 속에 파고들었습니다.

이 동화는 시장을 세계의 축소판으로, 가게들을 국가로, 시민들을 인류로 비유하여 경제성장과 자국 이익에 매달리는 현실을 냉소적으로 드러냅니다.

하루 세끼가 두 끼로 줄어든 밥상, 빈 그물만 안고 돌아오는 어부, 값만 치솟는 시장의 가게들은 기후위기가 만들어낸 구체적 현실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과연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많은 이들이 “인류는 위대하다, 우리는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길 위에는 여전히 수많은 희생이 놓여 있고, 어른들의 무력함과 아이들의 고통이 선명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희망이란 결국 얼마나 비싼 대가 위에 놓이는지를 먹먹하게 전하고자 합니다.

지금 우리의 선택이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뼈아픈 교훈을, 이 작은 동화에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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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