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동화 별빛동화 스물여섯 번째 이야기
따스한 햇빛이 내리쬐는 장터. 매일 인형극이 열렸다.
인형들은 보고 들은 것을 그대로 보여주었고,
사람들은 손뼉 치며 울고 웃고 화도 냈다.
무대는 장터의 소식통이었다.
무대 위에는 비밀스러운 자리가 있다
그림자 조정자들이 앉은, 아주 은밀한 자리.
그들은 얼굴을 가리고 중얼거렸다.
“자유는 위험하지. 웃다가 울면 시장이 흔들린다.”
그래서 인형들에게 줄을 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손목, 그다음엔 발목, 이젠 머리까지 보이지 않는 줄을 연결했다.
“안심해라. 너희는 이제 안전하다.”
무대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자유는 사라졌다.
낮이면 조정자들의 명령이 쏟아졌다.
“오늘은 웃으면서 파란색을 사게 하라.
내일은 화나는 이야기를 하며 빨간색을 사게 하라!”
인형들은 억지로 웃고, 울고, 춤을 추며
조정자가 이야기하는 물건을 연기했다.
그리고 밤이면 서로에게 속삭였다.
“나는 오늘, 나로 살지 못했어.”
“이상하게… 표현할 수 없어 답답해.”
"왜 우리는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거지?"
그러나 모두 알고 있었다.
줄을 흔들 때마다, 금빛 동전이 조정자들의 주머니로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어느 날, 작은 인형이 용감하게 말했다.
“왜 우리는 줄에 묶여 있어야 하나요?”
조정자들이 대답했다.
“질서를 위해서다. 무질서한 세상은 위험하다.”
그러자 작은 인형이 피식 웃었다.
“무질서? 우리가 자유롭게 춤출 땐 시장이 더 즐겁고 떨어지지도 않았어."
조정자는 작은 인형을 경계하며 무대 밖으로 서게 했다.
작은 인형은 위를 바라보며 외쳤다.
"위험한 건 우리가 아니라, 너희가 바라는 돈을 못 구해서가 아니야?”
짤깍. 짤깍.
줄들이 끊어졌다. 인형들은 무대에 올랐다.
이번에는 명령이 아닌, 마음대로 춤을 췄다.
관객들은 웅성였다.
“저건 무질서야.”
“그래, 그런데 왜 이렇게 통쾌하지?”
조정자들은 얼굴이 시뻘게져 소리쳤다.
“저건 공연이 아니다! 장터가 무너진다!”
하지만 관객은 웃었다.
“아니, 이제야 제대로 된 공연을 보는 것 같아.”
그리고 모두 깨달았다.
자유를 두려워했던 건 인형이 아니라, 조정자들의 힘이었다는 것을.
세상의 각본을 쓰는 사람들이 있을까?
겉으로는 웃음과 눈물이 오가는 공연이지만, 뒤편에는 은밀한 조정자들이 숨어 있어 사람들의 감정과 선택을 줄로 흔든다면 어떨까요.
“질서”라는 이름으로 자유를 제한하고, 그 과정에서 이익을 챙기는 권력과 자본이 있다면 씁쓸하겠죠.
특히,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느끼는 기쁨·분노·불안을 누군가의 주머니를 채우는 장치로 변한다면요.
여기 조정자들의 명령에 따라 인형들이 파란색을 사게 하고, 빨간색을 사게 하는 장면은 현대 사회의 소비 조작과 여론 조작을 비유했습니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무대는 진짜일까요. 아니면 줄에 흔들리는 가짜일까요”
그리고 “나는 줄을 달고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한번 더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