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리터러시 : 스물 여덟번째 이야기
우리는 일 년에 한 번, 혹은 분기마다 ‘평가의 계절’을 맞는다.
책상 위에 수북이 쌓인 보고서보다 더 가벼운 종잇장 몇 장이 어느새 나를 숫자로 환산하고, 압축된 문장 몇 줄이 그동안의 노력과 시간을 재단한다.
겨울 새벽 유리창이 하얗게 변한다.
이내 사라지는 입김처럼, 내가 흘린 시간도, 남긴 발자국도 어쩐지 순식간에 증발해 버리는 것만 같다.
나는 늘 열심히 일해왔다.
컴퓨터 화면과 자료에 몰두하느라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도 놓칠 때가 많았고 게시판에 새 글이 올라온 것도 모르고 일했다.
성과도 매우 좋아 전년 대비 120% 이상을 달성하며
늘 “이번만큼은 좋은 평가를 받겠지” 믿어왔다.
언제부턴가 KPI는
달성하지 못하면 바보가 되는 기준이 되었고,
당연히 목표를 이루었다.
그러나 결과는 늘 마음 한가운데 작은 흠집을 남겼다.
‘평가가 어떻든, 내가 성장한 만큼이면 그걸로 충분한 것 아닐까?’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로 좌절이 올 때도 조용한 긍정이 천천히 나를 감싸려고 노력했다.
이때 생각나는 책이 있다.
최인아의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이 책을 보면 저자가 광고회사에 몸담았던 29년, 그리고 책방 대표로 살아오면서 얻은 ‘일과 삶에 대한 통찰ʼ을 담은 자기 계발서이다.
세상에 맞추기보다 자신이 가진 가치·능력·정체성을 세상이 원하는 방식으로 빛나게 만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일 (Work)” 과 “삶 (Life)” 로 나뉘며, 왜 일하고, 어떻게 일할 것인가 그것이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 가를 전달한다.
일이 주는 ‘성장’, ‘정체성’, ‘가치’를 돌아보며 ‘표면적인 업무’가 아니라 “내가 이 일을 통해 무엇을 만들고 싶은가”, “내가 어떤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스스로를 브랜드로 생각하라
‘내 이름 석 자’는 하나의 브랜드다. 우리는 직장인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가치’를 쌓아가는 존재라는 시선을 전달한다.
“대체 불가능한 나만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태도가 경쟁력이라고 강조한다.
집중력, 감수성, 책임감, 꾸준함, 자기 관리 등 “시간의 밀도(time density)”를 중요시하며, 같은 시간이라도 얼마나 진득하게, 의미 있게 쓰느냐가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반복된다.
“삶” — 일과 삶의 균형, 자기다움, 그리고 지속성
스스로 잠재력을 끄집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믿음.
꾸준함과 시간의 축적이 힘이다
변화가 빠르고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순간의 반짝임보다는 오래, 느리더라도 꾸준히 자기만의 세계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비로소 “세월도 어쩌지 못할” 나만의 브랜드가 만들어진다.
“세상에 맞추지 말고, 네가 가진 걸 세상이 원하게 하라.”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고, 그 답을 기반으로 “나라는 브랜드”를 쌓아가라고 제안한다. 너무 외형에 치우치지 않고, 내면의 고민과 성찰을 바탕으로 삶과 일을 설계하고 싶은 사람에게 특히 울림이 있다.
그렇다면 진짜 성과란 무엇인가.
평가란 무엇을 위한 장치인가.
조직은 결국 사람으로 이루어진 시스템이고,
시스템이 굴러가기 위해선 기준과 방향이 필요하다.
평가는 그 기준을 확인하는 과정이고,
어떤 이에게는 다음 무대를 밝혀주는 조명이다.
좋은 평가는 한 사람의 다음 걸음을 비추고,
아쉬운 평가는 다시 나아갈 방향을 알려준다.
하지만 평가가 모든 것을 정직하게 비추는 ‘팩트의 거울’은 아니다.
평가에는 언제나 인간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관계와 감정의 온도에 따라 난반사되기도 한다.
선입견, 오해, 조직 분위기, 정치적 흐름이
그 거울의 표면을 미세하게 일그러뜨린다.
그래서 결과에 난 일희일비 안 하기로 했다.
누군가의 시선에 자신을 맞춰 일하는 순간,
창의성은 숨을 죽이고
생존이라는 본능만이 남는다.
평가가 동료를 줄 세우는 잣대가 아니라
서로의 방향을 맞추는 나침반이 된다면
사람들은 더 기꺼이 움직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가가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나의 성장을 중심에 두도록 설계되는 것이다.
오늘도 나를 바라본다.
나만의 스토리와 브랜드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