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비둘기 가족의 열세 번째 질문

때로는 생각보다 급한 것이 있을까?


서쪽 하늘로 노을이 번진다.

햇빛의 여운은 금빛물결처럼 도시를 감싼다.

국회의사당까지는 아직도 12킬로미터쯤 남았다.


나는 철학자 비둘기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솔직히 말하면 생각보다 먼저 배가 고프고, 생각보다 먼저 피곤하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밤 잘 곳부터 찾기로 했다.

사유도 좋지만, 잠자리가 먼저다.


퇴근 시간이었는지.

거리는 사람 냄새와 자동차 냄새와 “집에 가고 싶다” 는 한숨 냄새가 가득했다.


그때 유모차를 끌고 가는 한 엄마가 보였다.

한 손엔 가방을 들고 유모차를 끌면서, 한 손에 든 휴대폰으로 연신 대화중이다.


"네 그거 제가 보냈거든요. 확인 못하셨대요?"


어깨엔 하루가 매달려 있는데 급한 일로 목소리가 더 커진다,

유모차에는 찹쌀떡 같은 볼을 가진 작은 사람이 타고 있었다.


“저건 인간 아기지?” 내가 물었다.

엄마비둘기 새벽(로고스)이 말했다.

“응. 아직 말 못 하는 철학자.”


그때 비둘기가 아닌 사람인 엄마는 휴대폰을 흔들며 말했다.

“어머나? 핸드폰 꺼졌네. 큰일 났네…”

고개를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돌러보더니 건물 계단 쪽으로 뛰어올라갔다.

유모차는 계단 옆에 세워 둔 채였다.


“금방이야. 금방. 괜찮겠지?”

엄마의 다급함이 “금방”이라는 단어에 묻어난다.


그때였다.

덜컹. 유모차가 아주 조금 움직였다.


“어?”

내 목이 먼저 나갔다.

“브레이크 안 잠겼어!”

누리가 날개를 퍼덕였다.


유모차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굴러가기 시작했다.

나는 경험상 안다.

천천히 시작하는 것들이

대개 크게 사고 친다.


“야! 야! 야!”

나는 소리쳤지만 인간 귀에는 비둘기 말이 자막 없이 나온다.


아퀴비둘 할아버지가 중얼거렸다.

“철학적으로 매우 안 좋은 방향이다.”


유모차는 경사로를 탔다.

속도가 붙었다.

나는 급히 날아 내려가 밀어보려 했다.

하지만 손잡이에 발톱만 걸렸다가

빙글 돌았다. 아기의 눈만 동그래져 쳐다본다,


“도움이 안 되는 철학자네.”

누리가 말했지만 사실이다.

그 순간, 한 고등학생이 보였다.

큰 가방, 큰 운동화, 아직 덜 큰 어른.

학생은 상황을 1초 봤다.

그리고 가방을 던졌다.


학생은 몸으로 유모차를 붙잡았다.

거의 미끄러지듯 멈춰 세웠다.


~!!


무릎이 찢어졌다.

바지도 찢어졌다.

체면도 조금 찢어진 것 같았다.

아이와 유모차, 학생의 몸이 흔들린다.


유모차 속 아기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손을 빨고 있었다.


아 다행이다. 찻길로 넘어가지 않았다.


순간! 엄마가 놀래 가게에서 뛰어나온다.

연신 학생에서 고개를 숙이며 엄마가 고마워한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정말 감사합니다…”

학생은 귀까지 빨개져서 말했다.

“아… 네… 괜찮아요… 진짜 괜찮아요…”

.

"사람은 급하면

소중한 걸 먼저 던지는구나."

나는 중얼거렸다.


“방금 저건 계산이 아니었어.”

새벽 엄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판단보다 먼저 나온 선택이야.”


소피오스 증조할아버지가 낮게 말했다.

“덕은 준비해서 하는 게 아니라

튀어나오는 것이란다.”

나는 학생을 다시 봤다.


영웅처럼 생기진 않았다.

그냥 지각 몇 번 했을 것 같은 얼굴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누군가의 하루를 구했다.


우리는 다시 날아올랐다.

나는 오늘의 질문을 적었다.


“사람은 생각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일까?”


답은 의외로

생각하기 전에

움직일 때인지도 모른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