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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산삼이의 첫 응급실

엄마가 미안해.

by 반짝반짝 작은별


둘째의 임밍아웃이 있던 명절 연휴.

산삼이는 처음으로 많이 아팠고, 응급실을 갔다.

연휴 중간부터 갑작스러운 고열이 지속되었고, 먹는 대로 분수토를 했다.

급히 찾아간 병원에서는 급성 중이염이라는 판정을 받았었다.


중이염 판정 다음날 아침, 내 품에서 다시 분수토를 하는 산삼이를 보며 너무 심각하다 판단이 선 나는 바로 신랑과 친정아빠와 함께 응급실로 향했고, 첫 응급실에서 만난 의사 선생님은.. 아이가 왜 아픈지를 알고 싶은 나에게 왜 네가 몰라?라고 묻는듯한 날카로운 질문들로 내가 죄인이 된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죄책감과 걱정, 심란함이 마구 섞인 채

첫째 아이가 둘째의 존재를 알고 아픈 거라고,

아기들은 예민해서 잘 알아차린다는 그 옛날부터

전해져 오는 어른들의 이야기가 근거 없는 짜증스러운 이야기라 생각되면서도 내 마음을 더욱 복잡하고 착잡하게 만들었다.


응급실에서는 큰 소득 없이 시간만 흘렀고,

여러 가지 검사로 인해 보호자와 아이만 더 지치는 상황이라 정말 긴급한 순간이 아니라면 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약을 좀 더 쉽게 먹이는 방법을 간호사님께 전수받았다.)

함께 동행했던 친정아빠는 그렇게 아이 안고 응급실로 몇 번 뛰어가며 배우는 거라고 다들 겪는 일이다 다독여주셨고, 응급실에서 알아낸 점은 급성 중이염은 아니라는 점..(급성중이염이라고 했던 병원은 무엇인가?)

아마도 이른 돌발진이지 않았나 예상한다.


다행히 응급실을 다녀온 후, 산삼이는 물똥을 푸지게 싼 다음 열도 내리고 안정을 찾았다.

급하게 기저귀를 외치는 나에게

기저귀를 들고 뛰어오던 남동생이 기저귀를 손에 받쳐 산삼이의 물똥을 다 받아내며 실시간으로 굳어지던 얼굴 표정에 다들 웃음을 터뜨리며 말 많고 탈 많던 산삼이의 설 연휴가 끝나가고 있었다.

포동포동하던 우리 아기는 그 일 이후,

살이 쪽 빠져서 지금까지도 늘씬한 체형을 유지 중이다.


ps. 소아과 응급실에서 아픈 아기들을 보고 있자니 왜 이리도 아픈 아기들이 많은건지.. 힘든 아가도 안타깝고 초조한 얼굴로 아기를 살피는 보호자도 안타깝고. 세상 모든 아기들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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