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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두줄?!

내가.. 연년생맘이라니!

by 반짝반짝 작은별


"하핳하하핳핳항하하하하, 어떡하지??!?"

내 손에는 선명한 두줄이 그어진 임신 테스트기가 들려 있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큰 선물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걱정보다는 어이없는 웃음이 먼저 터져 나왔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건 산타할아버지의 크리스마스 비밀선물이었다.

신랑은 늘 야근이 많았고, 출산을 하고부터는

늘 이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계속 이런 식이면 둘째 생각은 접어야지'라고 생각한게 엊그제였는데.

'엄마가 이런 생각을 할 줄 알고 서둘러서 왔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둘째를 계획하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 터울이 있기를 바랐기에 연년생으로 찾아온 생명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신랑도 같은 반응이었지만 우리는 이 생명을 하늘이 주신 소중한 깜짝 선물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산삼이 동생이니까 태명을 인삼으로 할까 홍삼으로 할까 고민하던 중 신랑이 크리스마스선물이니 홍삼이 좋을 것 같다해서 우리 둘째 태명은 '홍삼'이로 불리게 되었다.


동네에서 사귄 산삼이 친구 엄마들은 안 그래도 둘째는 누가 먼저 가질지 궁금했다며 축하인사를 건네주었고, 태몽을 꿨다는 엄마들까지 등장하며 홍삼이의 성별은 무엇일지 핫이슈가 되었다.


내가 다니던 산부인과에서는 축하해 주시면서도 혹시 셋째까지 연달아가지면 태명을 도라지로 지을 거라며 걱정이 섞인 협박을(?) 건네시기도 했는데 오우..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나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이 축복을 양가 어른들께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부끄럽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고 고민스러웠지만 커다란 축복인만큼 당당히 헤쳐나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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