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축복을 바랐다.
후..,
생명을 잉태한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지만
아직 첫 아이가 돌도 안 지난 상황이었기에
양가 어른들 앞에서 임신사실을 알리기로 했을 때,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우리의 계획보다 많이 이르긴 했지만
나 스스로가 이 축복 앞에서 당당하지 못하다면 뱃속 아기에게 너무 미안할 것 같아서 마침 때맞춰 다가온 설 연휴에 둘째 임밍아웃을 거침없이 알렸다.(사실 엄청 떨렸다.)
예상은 했지만, 다들 축하인사보다 걱정이 앞선 말뿐이라 나는 첫째에게도, 둘째에게도 마냥 미안해지기만 했다.
똑같이 나의 사랑으로 생겨난 아이들인데
탄생을 알리는 순간부터 연년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는 첫째가 불쌍하다 했고,
누군가는 왜 조심하지 않았냐 비난했으며
누군가는 엄청 힘들거라며 걱정했다.
그냥,
"축하한다" 이 한마디면 충분했을 텐데.
가족과 지인 모두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잘 알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드는 서운한 마음까지 이해하기에는 너무나도 다른 상황에 홍삼이에게 더욱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그저 엄마, 아빠가 빨리 보고 싶어서 서둘러 왔을 뿐인데.
이 작고 예쁜 생명을 내가 더 사랑해 줘야겠다고,
우리 가족이 더 사랑이 넘치는 가정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ps. 결론부터 말하자면, 홍삼이는 사랑이다.
사랑의 요정이 무언가 장난치다 실수로 인간세계에 떨어졌나 생각이 들 만큼.
물론, 요즘은 매우 답답하고 속이 터지게도 하지만
홍삼이가 우리 가족에게 사랑인 건 분명하다.
홍삼아, 우리 가족으로 와줘서 너무너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