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출산 후 커리어가 더 풍부해지다
나는 산후 경력단절이 두려워 임신을 주저했었다. 육아도 커리어의 걸림돌이겠지만 출산 후 임신 전 몸매로 못 돌아가기라도 한다면 스스로 트레이너로서의 자격마저 상실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2014년, 결혼을 하자마자 미리 취득해 둔 산전산후운동 전문가 자격증은 나에게 미래의 임신과 출산을 대비한 고용보험 같은 장치였다. 결혼 3년 후에 임신 사실을 알자마자 영상작업을 맡아서 해 줄 친구를 섭외하여 맨땅에 헤딩하듯 샤인킴 유튜브 채널을 시작한 것 또한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투자였다.
"When life gives you lemons, make lemonade." 인생이 나에게 레몬을 주면, 레몬에이드를 만들어라는 격언이 있다. 레몬은 영어로 고물이나 어려움 등 부정적인 뜻을 가진 은어다. 나에게 임신과 출산이라는 게 딱 그랬다. 하지만 나는 그 레몬을 기꺼이 받아 레몬에이드를 만들기 시작했다.
유튜브 채널 샤인킴 광고 수익 창출 시작
누구나 그렇듯 나도 처음에는 구독자 0명부터 시작했다. 영상 전문가가 좋은 장비로 촬영과 편집을 도왔지만 가릴 수 없었던 어색한 부산 사투리 섞인 멘트로 2017년 5월, 임신 8주 차에 첫 영상을 찍었다. 카메라 앞에서 말하는 것이 너무나 어색해서 운동하는 장면부터 촬영을 하며 긴장을 좀 해소한 후에 오프닝 멘트와 클로징 멘트를 촬영했다. 매주 촬영 스케줄을 맞춰서 운동 루틴을 준비해야 했기에 미루지 않고 출산 전 주인 39주 차까지 매주 한 편씩 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구독자수, 조회수, 수익에 연연했다면 포기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 나의 목표는 출산 직전까지 매주 운동 영상을 올리며 임산부 운동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었기에 흔들리지 않고 계속 투자를 감행할 수 있었다. 어느덧 구독자가 1,000명을 넘었고 구글에서는 광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애드센스 계정을 주었다. 여태 올렸던 영상들에 광고가 붙기 시작했고, 몇 달 뒤 처음으로 광고 수익을 받아보았다. 사실 유튜브 광고 수익은 드는 노력에 비해 참 적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 구독자는 31,445명인데 지난 3달 동안의 월평균 수익은 146,800원 정도다. 하지만 유튜브가 내 산후 커리어에 기여한 바는 아주 크다. 일종의 명함이자 포트폴리오의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백화점 문화센터에 '샤인킴 임산부 홈트' 개강
나의 순산과 산후 다이어트의 성공으로 여태 유튜브에 업로드한 임산부 운동이 임상검증이 되자 오프라인 수업의 기회도 생겼다. 임산부 요가는 흔하지만 임산부 홈트는 백화점 문화센터에서도 처음으로 선보이는 프로그램이었다. 처음에는 등록 인원이 저조해서 센터 측에서 폐강하겠냐고 제안해도 절대 폐강하지 않고 단 3명이 등록하더라도 수업료에 연연치 않고 열심히 강의했다. 유튜브 인지도가 높아질수록 등록 인원도 점점 늘었고 코로나19로 인해 휴강되기 직전은 수업 정원 20명에 가깝도록 많은 임산부가 등록해서 함께 운동했다. 대부분 임신 전에도 운동을 꾸준히 하던 산모들이었다. 수업이 없는 날에는 나의 유튜브를 보고 홈트 할 수 있도록 루틴을 짜주었다. 역아라서 자연분만이 안될까 고민하던 산모 두 분이 내가 처방해 준 운동으로 역아를 돌려 순산했고, 땀 흘리며 운동하길 좋아했던 산모 두 분은 나의 줌바 피트니스 강의까지 등록해서 추가 운동을 하기도 했으며, 직업이 아나운서인 회원님은 출산 후 개인적으로 연락이 와서 방문 피티를 의뢰하기도 했다. 기업체에서 진행하는 산모교실에 강연을 나갈 기회도 왔는데 이 모든 것이 유튜브 채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산후회복 시리즈 완성
출산 100일 이후부터 줌바 피트니스 출강으로 복귀는 했지만 출산 이후 15개월 동안 유튜브는 휴식기였다. 촬영과 편집을 할 장비도 아무것도 없었고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첫째 아이가 생후 16개월이 되면서 어린이집에 보내자마자 소도구 필라테스 자격 공부와 출산 직후부터 산후 백일까지 집에서 할 수 있는 산후회복을 위한 홈트 시리즈를 만들기 시작했다. 다행히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가 집에서 가까워서 셀프로 영상작업을 하던 초반에는 그곳을 200% 이용했다. 촬영 장비인 카메라, 무선마이크, 삼각대를 대여하고 편집실도 미리 대여신청을 해서 영상편집을 했다. 촬영과 편집에 필요한 강의까지 무료로 제공하는데 그건 시간이 맞지 않아 수강하지 못했기에 혼자 독학해서 해야 했다. 자격증 공부를 하고 영상작업까지 하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당장 수익을 보장받는 일은 아니었지만 이 또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묵묵히 했다.
타바타 홈트 클래스 출시
산후회복 시리즈에 이어서 할 산후 다이어트 프로그램으로 타바타 홈트를 기획했다. 이번에는 클래스톡이라는 온라인 강의 플랫폼에서 나의 유튜브를 통해 먼저 연락이 왔다. 워킹맘들도 주 3회 30분씩의 투자로 큰 운동효과를 낼 수 있는 4주 홈트 커리큘럼을 기획했고 두 달만에 집중적으로 촬영과 편집 작업을 했다. 그때도 자연식물식을 실천하고 있었는데 나도 타바타 12강을 촬영하는 그 두 달만에 체지방이 많이 빠지고 근육이 붙어서 인생 몸매를 갱신할 수 있었다. 타바타 클래스가 출시하고 첫 4달 동안은 유튜브 월 수익과 비슷한 수익을 냈지만 이후로는 유튜브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터지고 홈트의 수요가 늘자 유튜브 수익의 10배~20배를 벌어들이고 있다. 오프라인 수업이 모두 휴강되어서 낙담했는데 온라인 클래스 덕분에 수입은 오히려 늘었다.
임신과 출산은 내 커리어의 브레이크가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커리어의 액셀을 밟아주었다. 나는 임신과 출산을 통해 임산부 운동의 전문가로서 그리고 산후 다이어트의 코치로서 커리어를 발전시켰고 다방면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레몬에이드를 맛있게 만들어 낸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레몬에이드를 팔아서 대박을 터트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