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환철 Jun 01. 2023

오감여행을 생각하며

살며 사랑하며 즐길 수 있는 인생을 응원합니다.

인간은 함께 사는 존재다. 사람 인자 자체가 서로 지지하며 서 있지 않는가. 학교 다닐 때 주입식으로 배운 아리스토텔레스의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끊임없이 연결을 추구한다.



누군가와 친하다는 말은 시공간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의미이다. 시간을 함께 보내고(영어도 spend time을 쓴다) 같은 공간을 누리는 행위의 결정체는 좋아하는 사람과의 여행이다. 그런 이유로 행복을 연구한 많은 이가 추천하는 행복실천법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여행이 아니었을까.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여행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의미 있게 보내는 방법이 있다. 그 시간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선 함께 하는 사람들을 좋아하면 된다. 전후관계가 바뀌었다 뿐이지 시간의 밀도는 비슷해질 수 있다.

그러려면 나를 조금 희석시켜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도 좋아해 주는 게 진정한 친구(빨간 참이슬 맛)라지만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한 존재이기에 단기간에 더 가까운 관계를 위해선 나를 작게 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이번 여정 전에 내가 가진 생각은 그랬으나 그게 편견임을 알게 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모두가 다른 환경 속에 살아왔고 공통분모가 많지 않다고 생각됐지만 하나 통하는 게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 날 데시마 섬을 걸으며 룸메이트에게 이런 말을 했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저마다의 광기 또는 똘기를 가진 것 같다 “ 일반적인 점잖은 표현을 하자면 가슴에 삶에 대한 열정과 과제집착력이 있는 사람들이 모였다.

삶에 대한 그리고 일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만큼은 인정받은 사람들이라서 그랬는지 너무도 괜찮은 사람들을 만났다. 심지어 가이드님과 기사님, 날씨까지 갓벽(완벽하다는 뜻의 신조어)했다. 모든 것이 빛났다.  일정에 진심이었고 즐기는 모습이 아름답다.

3



일정이 끝나감에 따라 아쉬움이 조금씩 다가온다. 우리의 삶 또한 그럴 것이다. 우리는 태어날 때도 그랬지만 언제 어디서 생을 마칠지 모르며 살아간다. 그럼에도 더 큰 행복이나 먼 미래의 꿈을 위해 현재를 희생시키며 살고 있다. 언젠가는 좋아지겠지. 나중엔 되겠지라며 인내만을 강요하기도 한다. 미래지향적인 게 나쁘다는 게 아니다. 결과만이 전부가 아니고 과정이 주는 기쁨을 충분히 누리며 살아야 한다. 예술의 섬 나오시마와 테시마를 보며 느꼈고 오카야마의 밤거리를 홀로 걸으며 확신했다. 오감을 열고 마음에 귀 기울이는 삶이 중요하다. 외부의 환경에 반응하는 나의 마음이 결국 모든 걸 결정한다. 빛 한점 허용하지 않는 암흑의 공간과 내 시야에 따라 열리는 오픈필드, 테시마 미술관에서의 바람, 물, 공기 그리고 사람의 조화로움, 공격성과 편안함을 동시에 주는 해안의 심장소리까지...


이번 여정을 같이 한 좋은 분들의 에너지를 받으며 한 줌의 자신감도 생겼다. 새롭게 알게 된 이분들 덕분에 즐거워질 회사생활이 기대된다. 오늘을 온전히 누리며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뜻깊은 경험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며 여정의 마무리까지 신의 은총이 함께 하길 기도한다.


우리는 언젠가 죽지만 어느 순간 빛날 것입니다. 그게 어떤 빛깔을 가질지는 지금은 알지 못 하지만 그 찬란한 순간을 당신이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도전하고 즐기세요. 세상은 당신 편이 될 것입니다.


Life is either a darling adventure or nothing.

인생은 과감한 모험이던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

- Helen Keller -

매거진의 이전글 홀로 서길 원하지만 함께여야 온전히 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