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도 너무 덥다. 가만히 있어도 땀방울이 등줄기를 타고 흐른다. 쨍쨍 내리쬐는 햇볕에 머리 속이 '핑~' 돌 때도 있다. 이런 날씨에 공 차러 간다고 하면 다들 미쳤다고 한다. 축구뿐이랴. 여름은 달리기, 야구, 골프 등 야외 스포츠인들이 미친 사람으로 취급받는 계절이다.
체온에 육박하는 온도에서 축구하는 건 말 그대로 죽을 맛이다. 얼마 전 건물 옥상에 자리잡은 풋살장에서 팀원들과 공 차다가 지옥을 경험했다. 에어컨 실외기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취소하면 되지 않냐고? 공 차고 싶은 사람이 단 한 사람만 있어도 경기장을 잡자는 조축팀의 원칙을 무너뜨릴 수 없었다. 더군다나 당일 새벽에 예약이 이뤄질 정도로 어렵사리 잡은 경기장이었다. 뛰어야 했다. 아니 뛰고 싶었다.
인원 부족으로 2시간 동안 한 경기도 쉬지 못했다. 내리쬐는 햇볕을 그대로 흡수한 옥상 풋살장에서 뛰고 있자니 '불지옥이 있다면 이 곳과 비슷하겠지?'라는 잡념이 떠올랐다. 에어컨 실외기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꽤 많이 산 생수는 금세 동났다. 다행히 아무도 쓰러지지 않은 채 경기가 끝났다. 하지만 열섬현상처럼 온몸에 열기가 가득한 현상이 2~3일 지속됐다. 아직까지도 온몸이 쑤시는 걸 보니 그 날 더위를 먹었나 보다. 2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완전히 체력이 회복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축구를 2주 동안 중단했다. 더위도 더위지만 사람이 부족해서다. 휴가철을 맞아 여행을 떠나는 팀원들이 많다 보니 자체 풋살 경기 진행도 어려웠다. 더위를 이겨낼 자신이 있는 팀원들은 아쉬울 따름. 조기축구 카페에 들어가 보니 우리처럼 선수가 부족해 용병을 찾거나 경기장을 양도하는 글이 꽤 많이 올라왔다. 무상 초청, 양도에 구미가 당겼지만, 선수가 없어 경기를 못하는 상황이니 '그림의 떡'이었다.
조축인들에게 여름은 지독한 계절이다. 날씨라는 또 다른 고민거리를 안기기 때문이다. 오늘은 2주 만에 공 차는 날이다. 제발 덥지 않길, 오늘도 쓰러지는 선수가 나오지 않길 바라며 경기장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