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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심산책자 Sep 07. 2023

귀인이 온다

회사에서 우연히 대학원 선배를 만났다. 그분이 같은 장소에 있다는 것을 알고 바로 연락을 취해봤다. 서로 다른 스케줄이 있어서 우리는 5 정도의 짧은 만남을 가졌다. 아쉬운 마음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만날 약속을 잡았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했다. 약속을 잡자마자 설레는  기분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짧게 만나도 다음 만남을 기대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전에 '귀인' 짧은 만남으로도 렘을 안겨 준다고 하던데, 이런 기분을 말하는 걸까 싶었다.


우리는 점심식사를 같이 하며 최근에 참여했던 교육 프로그램 이야기를 나눴다. 똑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해도 각기 다른 경험을 하기 마련이기에 어느 부분에서 영감을 받았는지, 어떤 생각 또는 행동의 변화를 가져왔는지 궁금했다.


대화는 끝없이 이어졌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회사로 돌아가야  시간이 다가오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그녀의 인생 스토리, 삶의 비전, 그것을 향한 노력들을 듣고 있자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감동스러웠다. 대화 속에서 나는  번이나 전율했다. 대화의 흐름을 끊을까 봐 로 표현하진 못했다.




코칭을 함께 공부하면서 친해진 동료가 있다. 그녀는 나를 멘토코치라고 부른다. 우리는 각기 다른 장소에서 근무하기에 일주일에   정도 얼굴을 보는 사이지만 누구보다도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그녀가 코칭을 공부하고 코치 자격증을 취득하기까지 6개월 남짓의 여정을 지켜보면서 그녀의 성장이  일처럼 기뻤다. 나도 동일한 과정을 거쳐왔기에 중간중간 마주하는 고민들을 함께 나누고 관련 경험들을 나눠줄  있어서 뿌듯했다.


농담처럼 '인정은 ㅇㅇ처럼'이라고 말하고 다닐 만큼 인정과 칭찬, 그리고 공감을 참으로 잘하는 그녀였다. 그녀는 아직 회사에서 리더 직책을 맡고 있지 않지만 리더들이 배워야  소프트 스킬들을 이미 장착하고 있었다.


코칭을 배우고 나니 이전에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고, 이전에는 무게중심을 두지 않았던 역량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어찌 보면 그래서 그녀의 진가가 더욱  보였을 것이다. 나는 그녀를 진심으로 인정해 주고, 진심으로 칭찬해   있게 되었다. 그녀는 누구보다 칭찬과 인정에 인색했던 내게 꾸밈없이 칭찬할  있는 기회를 주었다. 서로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사람, 존재로 인정해 주는 사람, 그게 바로 귀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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