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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순간에 배움의 기쁨을 느끼나요?

by 도심산책자

오랜만에 대학원 동기를 만났다. 우리는 성향도 비슷하고 관심사도 비슷하여 대화가 잘 통한다. 비슷한 화두를 갖고 있는 사람과의 대화는 즐겁다.


“큰일이에요.”

“이제 옛지인들과는 못 만나겠어요.”

“같은 공간에서 대화를 나누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자 하고 싶은 말 대잔치거든요.”


이 말 뜻을 너무도 잘 알 것 같았다. 나 하고 싶은 말은 해야겠고, 각자의 관심사는 다르니 별다른 공감 없이 각자 하고 싶은 말만 나누는 시간. 바로 이 점이 설레고 기대되는 만남 이외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계기이기도 했다.


만남이 기다려지는 경우의 대화는 한 마디 한마디가 공감되고, 서로 시너지를 일으켜 통찰로 이어진다.

그러니 대화에 더 몰입하게 되고 시간이 순삭 되는 것을 경험한다.


우리는 요즘의 일상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를 나눴다.

“우리 남편이 나보고 공부 좀 그만하래요. 우리 집에서 공부를 제일 열심히 하는 사람이 나래요.”

공부가 업인 두 자녀를 제치고 1등을 차지한 그녀의 학습에 대한 열정 때문에 웃었고, 그 장면이 너무도 생생히 그려져서 또 한 번 웃었다. 한 집의 공부에는 총량의 법칙이 작용하는데, 그중 엄마인 그녀가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기에 자녀들이 공부를 등한시한다나 뭐라나.


“중년의 공부는 정말 다른 것 같아요. 아니 다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순수하게 궁금해서 하는 공부니까요.”


나는 맞장구를 쳤다. 돌아보니 요즘의 일상은 배움의 연속이었다. 각 잡고 책상에 앉아서 책을 보거나 영상을 시청할 때만이 아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우연히 본 문구에서, 점심시간 동료와 짧은 대화를 주고받다가 배움이 찾아오곤 한다.


어떤 배움의 순간은 마치 퍼즐 한 조각이 딱 맞춰지는 쾌감과 같다. 어떤 순간은 갑자기 머릿속에 전구가 켜진 것처럼 불현듯, 그리고 강렬하게 찾아온다.

그래서 또 어떤 배움이 찾아올지 궁금하고 설렌다.


당신은 어떤 순간에 배움의 기쁨을 느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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