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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심산책자 Nov 09. 2022

시인의 숲을 걷다

문득 어지러운 날엔

시인의 숲을 산책한다


말로 정리되지 않는 상념들이

글로도 붙잡아 둘 수 없는 찌꺼기들이

내 마음속을 부유하는 날이면

가난한 시인의 숲 속으로 들어간다


푸른 편백나무 숲 사이로

발자국 소리도 자취를 감추면

물안개만 촘촘하게 내려앉는다


떠나야 할 곳도

해야 할 말도

불러야 할 이름도 없는 숲 속을


나는 고요히

걷고 또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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