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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심산책자 Nov 25. 2022

안 되는 이유는 찾을만큼 찾았다

나는 왜 운동 습관을 만들지 못할까?

그것을 주제로 지인 몇몇 분에게 코칭을 받아 보았다. 

어려서부터 단 한번도 체력이나 건강에 자신감을 가져보지 못한, 자칭 타칭 저질 체력을 극복하고자 다양한 운동을 시도해 보았다. 


요가도 해보고(일반 요가, 핫요가), 근력 향상에 좋다는 필라테스도 해보고, 달리기가 좋다고 하여 마라톤도 해보고, 전문가에게 배워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PT도 해보고, 이도저도 말고 내가 좋아하는 걷기를 운동 삼아 해보자 해서 시도도 해보고...


근데 문제는 이게 지속이 안된다는 거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왜 습관으로 정착이 안되는 걸까?

이 답을 알고 찾고 싶었다. 


첫 코칭을 받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운동을 지속할만큼의 효과를 체감하지 못했다는 거다. 주변에서 운동을 지속하는 사람들을 보면 하나같이 운동을 안하면 오히려 몸이 힘들어져서 계속 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이런 절박함을 잘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단순히 운동이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지속하려면 어떤 방식으로든 그 효과를 측정하고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상기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두 번째 코칭을 받으면서 신선했던 것은 굳이 똑같은 유형의 운동을 지속하는게 필요할까?라는 물음이었다. 운동 하나를 채 3개월도 지속하지 못하는 상황을 스스로 실패라고 받아 들이고 문제 상황으로 진단했었다. 그런 나에게 3개월의 의미는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내가 말하는 운동 습관이라는 것이 꼭 한 가지를 계속하는 것에 국한된 것이냐는 물음이었다. 사실 3개월 이상을 지속한 것은 손에 꼽혔지만 하나를 그만 두면 또 다른 운동으로 대체해왔고, 그렇게 다양한 운동을 끊임없이 시도했던 과정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그것마저 실패로 받아들일 일은 아니었다. 


세 번째 코칭을 받으면서 다양한 이유들을 더 떠올려 봤다. 우선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운동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그리고 몸을 움직이는 것보다는 정적인 활동을 좋아하는 성향 때문에 한번 몸을 움직이는 게 어렵게 느껴지고 흥미를 찾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또 알게 모르게 심리적인 거부감도 있었다. 과거 무리하게 PT를 받다가 호되게 병치레를 했던 기억이 떠올라 몸에 무리가 된다 싶으면 불안이 올라오는 거였다. 이렇게 그 이유를 하나 둘씩 파고 들던 순간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다.  


'이만하면 되었다.'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들에 집중하는 나를 보면서,

스스로 핑계를 찾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그리고 지인에게 솔직하게 말했다.

"이만하면 된 것 같습니다. 더 이상 이유를 찾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또 그만두게 되더라도 일단 운동을 하겠습니다."


하나의 문제를 깊히 파고 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것이 새삼 놀랍게 느껴졌다. 이 과정을 혼자서 했다면 아마도 거듭 자괴감에 빠지고 말았겠지만 코칭 대화를 주고 받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일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나도 모르게 문제가 문제를 만드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고정관념처럼 받아 들였었던 관점에 물음표를 던져 주고, 진짜로 원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코칭 대화의 도움을 받아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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