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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심산책자 Nov 26. 2022

고객에게 공간(Space)이 필요한 순간1

처음 코칭 공부를 하면서 공간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단순히 코치와 고객이 만나는 공간의 분위기를 편안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도 그렇게 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에 대해서는 딱히 손에 잡히는 것이 없었다.


그러다 의도하지 않았던 순간에, 바로 내가 고객이 되고 코치를 만나는 순간에 그 공간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코치의 질문은 단순했지만 파워풀했다.


“고객님! 고객님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동료분이 있다면, 그 분에게 어떤 말을 해주시겠어요?”


이 질문을 들은 순간 상황을 보는 눈이 환해지는 느낌이 들면서 스스로에게는 미쳐 못했던 말을 나도 모르게 내밷고 있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깨달음이 왔다. 나는 스스로에게 이 말을 해줬어야 하는 거였다. 그 말이 내 입에서 터져 나오자마자 그것은 그대로 내에게 닿아 순식간에 긴장이 사그라드는 기분이 들었다.


이어서 마음 속에 평화가 찾아왔다. 그 평화로운 순간에 그대로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정은 환해지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에너지가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그것을 조금 더 느끼고 싶어졌다.


그러나 나의 기대와는 달리 아름다운 순간은 바로 다음 순간에 사라졌다. 코치님께서 바로 마무리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짧은 순간에 격동하는 듯한 마음의 변화를 겪은 후에 비로소 깨달았다.


코치가 고객에게 공간(SPACE)을 준다는 것은 고객이 긍정적인 에너지로 차오른 순간에 그 에너지에 머물면서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즐겨보는 TV프로그램 중에 JTBC 씽어게인이 있다. 얼마 전에 나는 씽어게인에서 무명가수 64호의 노래를 들으면서  공간에 대하여 다시금 올려 보았다.


가수가 노래를   청중보다 앞서가지 않고, 스페이스 유지한다는 것이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가수가 청중에게 공간을 준다는 것은 고객이 노래를,  이야기를 온전히 음미할 시간을 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노래가 청중과 가수의 호흡의 완급 속에서 함께 하는 거라면, 코칭은 코치와 고객과의 호흡이 얼마나 좋은가에 따라서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 같다.


그럼 코치는 고객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긍정적인 격동의 순간을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을까? 고객이 눈빛이 반짝 빛나는 순간, 고객의 목소리에서  힘이 느껴지는 순간, 고객의 얼굴이 조금 상기되는 순간, 고객의 말이 거침없어지는 순간 등 아주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순간이 포착된다면 고객이 그 공간에 머물 수 있도록 공간을 주고, 그 순간을 이어갈 수 있게 만드는 질문을 던져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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