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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심산책자 Dec 13. 2022

진짜 디테일의 힘

몇 해전 생일에 집으로 놀러 온 조카에게 그림 선물을 해달라고 했다. ​한 쪽 벽에 걸려 있던 그림 중 꽤나 복잡한 그림을 선택해서 넘겨줬다.


사실 선물을 해달라는 것이 목적이라기 보다 놀거리를 주려는 목적이 더 커서 결과물에 대한 기대도 별로 없었다. 한창 정신없을 나이의 조카가 그림을 그리면 어른들은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 싶었다.


예상대로 조카는 진득허니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조용히 그림 그리기에만 집중하던 조카의 집중력에 놀라고, 디테일한 장면 묘사에 두 번 놀랐다.


그리고 드디어 완성된 그림은 이랬다.


그림을 그리는 조카에게 발견한 놀라운 점 한가지는

건물을 그릴 때 바닥부터 그려서 완성한다는 점이었었다. 바닥부터 시작해서 위로 위로 쌓아 나가듯이 그림을 완성해 나간 것이다.

벽을 그릴 때는 벽돌 한장 한장을 쌓아 나가듯이 그리는 것을 물론이고, 다리를 그릴 때도 집요하리만큼 집중력 있게 그려나갔다.

그 집중력 있는 모습에 놀라서 물었다.

 "무슨 생각하면서 그려?"

"응. 이 다리를 저쪽 반대편 건물들과 연결시키는 중이야."

갑자기 얼마 전에 들은 가우디 이야기가 떠올랐다.

건축가 가우디가 특별한 이유는 대작들을 탄생시켰다는 것도 있지만 사람을 생각하며, 그 쓰임을 생각하며 디테일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건축물 구석구석에 녹여냈다는 거였다.

1% 다른 사람들의 비밀, 더욱이 그 비밀이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라면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어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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