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대학교를 다닐 때의 일이다.
대학교 수업은 대부분 쓸모없다고 느꼈지만, 그래도 아주 가끔씩은 '흙속의 진주'와도 같은 수업이 있기도 했다. 그 날은 어느 사업가의 강연으로 수업이 진행됐다. 요식업 프랜차이즈를 하는 남자로 기억한다. 작은 강의실에서 10~20명 정도 되는 학생들을 상대로 그는 열띤 목소리로 열정적으로 강연했다.
아직까지도 그의 기운이 내 안에 남아있는 이유다. 과연 사업가 다웠다. 그 기세, 패기! 무엇보다 그는 실행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예를 들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제가 아는 형 중에 정말로 외모가 '뛰어나지 못했던' 사람이 있었어요. 그런데 항상 여자친구라고 대동해서 나타나면, 정말로 다 눈에 띄는 굉장한 미인들이었어요. 당시 우리들은 이해할 수 없었죠. 그 형의 외모는 정말 (~~블라 블라 ~~~ !@#!#$@~~~ 대충 너무 못생겼다는 말들)...했기 때문이죠"
"그러던 어느 날 저는 궁금함을 참지 못해 그 형에게 물었어요. 대체 어떻게 하면 그렇게 예쁜 여자를 사귈 수 있느냐고. 그런데 아무리 졸라도 가르쳐주지 않는 거예요. 결국 비싼 밥을 사고 나서야 그 형에게서 비법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비법이란 것은 단순했어요. 길 가다가 예쁜 여자를 발견하면, 무작정 다가가서 <저기 저랑 커피 한 잔 하실래예~?>라고 말하면 된다는 겁니다. 저는 어이가 없었어요. 아니~. 뭐야아 !! 비싼 밥 먹어놓고. 겨우 그거야?!! 했지만, 정말 그게 다라고 했습니다. 단, 그 형은 그런 행위를 100번 넘게 하면 3명 정도? 따라온다고 하더군요. '이 사람은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이럴까' 하는 호기심으로 따라와서 결국 극소수와는 사귀게 된다고 하더군요"
"그렇습니다. 그 무시무시한 행동력, 실행력!!"
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지만, 대충 위와 같은 느낌이었다. (당시 나는 위 강연을 녹음해서 수차례 반복해 들었었다)
과연, 그 무시무시한 실행력이란.
그때 이후에도 나는 무수히 많은 사회 저명인사들로부터 위와 비슷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실행하라. 너무 생각에 몰입하지 말고 곧바로 실천하라!
물론 실천한다고 해서 다 되는 일은 없다. 그런 일은 세상에 없다. 다만 그게 인생의 후회를 없애준다.
등등
20대 내내 나는 그런 말들을 듣고 싶지 않아도, 무척 많이 들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대학교를 다니던 시기엔 그러한 청춘 강연이 활발했었다. '즉시 행동하라' 등의 청춘 강령 같은 주문이 넘쳐났기에, 나 역시 당연히 그런 것을 내 의식에 심을 수 있었다.
실제로 나는 그렇게 행동했다. 물론, 뭐 거의 제대로 된 일은 없다. 너무 어렸고 어설펐고 잘 몰랐다. 그리고 가뜩이나 20대 당시의 나는 늘 뿌연 안갯속을 걷는 것처럼 힘들고 괴로울 때였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정말로 'ACT 정신'이 후회를 대부분 없애줬다는 점이었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내 마음 안의 욕구나 의지를 숨기지 않고 분출해 그것에 최선을 다해 달려들고 나면, 그 이후엔 후회가 남지 않았다. 아무리 상황이 좋지 않았어도 나는 있는 힘을 최대한 다 짜내 행동했다.
다시 되돌아갈 수 없는 인생. 후회가 쌓인 채로 과거로 회귀할 수 없다면 그만한 아픔이 어디 있을까.
그런 의식을 가진 채로, 나는 최대한 해보고 싶었던 것을 나름대로 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무작정 홍대 라이브클럽 등을 돌며 오디션을 봤다. 그리고 혼자 기타 달랑 메고 자작곡을 부르거나 연주하며 수많은 공연을 했다. 그렇게 하자 내 안에 꿈틀대던 공연 욕구는 사그라들었다. 그렇게 공연을 하고 다니지 않았다면, 아마 난 지금까지 '음악, 음악' 했을 거다. 그런 식으로 욕구를 해소했기 때문에 공연하고 싶은 마음은 이제 들지 않는다. 그리고 그 이후로 나는 밴드도 결성해, 자작곡을 같이 만들고 공연도 하며 또 다른 욕구를 풀어냈다.
내 모든 음악적 욕구를 해소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 부분 후회가 남지 않는 것은 바로 그 무시무시한 '실행력' 덕분이었다. 당시 나는 음악 외 여러 다른 부분에서도 앞 뒤 재지 않고 달려들었다. 대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대외활동을 비롯해, 취업 등 모든 면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지원하고 도전하고 준비했다. (눈에 보이는 모든 대외활동 온라인 지원에는 모두 참여했던 듯싶다)
딱히 대단한 것도 아니고, 큰 성공이랄만 한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정말로 그 많은 연사들 말마따나 그렇게 실천하며 20대를 보내고 나니 당시 인생에 후회는 남지 않는다.
정말 그들 말이 옳았던 것이다.
다만, 나이를 먹어갈수록 단순히 행동만 강조할 수는 없는 지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항상 20~30대를 위한 청춘 강연식 해법이 모든 것에 대한 답일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나는 그 ACT의 중요성이 남녀노소를 떠나 상당 부분 적용될 법하다고 믿는다.
20대 이후 나는 30대 중반 때까진 직장생활에 매진했었다. 크고 작은 실패와 작은 성공들로 점철된 그 사회생활에서도 나는 후회는 남기지 않았다. 실제 행동하며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결과적으로 공황장애가 걸리고 현재 잠시 쉬어가는 단계지만, 어쨌든 그것도 훈장이라고 생각한다. 후회는 없는 것이다.
이제는 앞으로를 준비하고 있다. 내 모든 경험이 현재와 미래를 위한 재료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후회 없이 실행했던 내 모든 과거가 나를 위한 거름이 될 것이다. 그것을 알기에 지금 잠깐의 휴지기(休止期)도 억울하지 않다. 무시무시했던 실행력에 따른 아주 잠깐의 부작용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잘 살았어.. 토닥토닥
그리곤 다시 나아가는 것이다. 전진.
다시 ACT!
해당 글은 2019년 12월 ~ 2023년 12월 기간 동안, '최해룡'이란 채널명(필명)으로 썼던 브런치 콘텐츠입니다. 2024년 2월 브런치 채널명을 <신흥자경소>로 바꾸었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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