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두 번째 이야기.
무슨 말이냐..
엄마가 나에게 잔소리를 할 때 실제로 나는 별로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무성의하게 대답할 뿐이다.
꽤 어린 시절 느낀 것인데,
우리는 다른 사람의 고민에 대충 공감해준다.
아무리 깊게 들으려 해도 겪어보지 않으면 잘 안 되는 것이다. 그래도 살면서 겉으로라도 귀 기울이는 것처럼 보이게 노력을 하게 된다.
좀 이기적인 사람이라면 본인이 하는 말은 중요하고 남의 말은 대충 듣고 나 지금 귀 기울이고 있어!라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자기가 같은걸 겪고서는
바늘에 찔린 것도 대못에 찔린 듯하는 것이다.
누구의 잘잘못이라는 게 아니다.
그저 이런 게 인간이란 존재구나, 그런 생각을 해왔다.
그래서 초등학생 때부터 이미 나는 남한테 별 간섭을 안 했다. 아무리 이래라저래라 해봤자 내가 느낀 바,
스스로 겪고 깨닫지 않으면 그저 소귀에 경 읽기 이기 때문이다. 좋은 점도 있고 별로인 점도 있다.
그렇지만 모든 건 결국 일장일단이라 생각하기에 이 또한 바꿀 생각은 없다.
알면서도 나 또한 깊은 공감을 바라며 남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또 실망하고 후회하기도 한다.
아무리 좋은 말과 깨달음도 내 달걀이 준비되지 않을 때 오거나 남이 억지로 하면 후라이가 된다.
내가 알아차리고 깨야 그 계란은 병아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