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치료센터에서 병원으로

#코로나 3

by 햇님

남편은 입소 후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계속 잠을 잤다.

집이 아닌 곳에서는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나는 밤새 뒤척거렸다. 늦은 새벽 겨우 잠이 들었으나, 새벽 4시경 머리가 깨질듯한 통증에 깨버렸다. 다시 잠을 청해보다가 두통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결국 생활치료센터 의료지원팀에 전화를 걸었다. 증상을 설명드리고 집에서 챙겨 온 진통제를 먹었다.


생활치료센터에서 지내는 동안에는 코로나 관련 증상이 심해지거나 몸 상태에 변화가 있으면 정기 문진 시간이 아니더라도 카카오톡이나 전화를 통해 문진을 했다.

나는 생리기간이 겹쳐서 생리통이 있을 때 미리 간호사 선생님이나 의사 선생님께 말씀을 드리고 집에서 가져온 진통제를 먹었다. 계속되는 기침에 목이 칼칼하고 아프다고 하니 가글을 식사와 함께 올려보내 주기도 하셨다. 남편은 다른 계열의 해열제를 식사시간마다 올려주셨다. 해열제는 체온이 37.5도를 넘겼을 때에 복용하도록 하였고, 나는 37.3도 정도의 미열이 지속되었으나 약을 먹지 않았다.

예쁜 글씨체만큼이나 예쁜 의료진분들의 마음씨, 감동적이었다.


입소 이튿날은 토요일이었다. 수험서와 모의고사용 답안지와 필기구를 챙겨 온 덕분에 모의고사를 볼 수 있었다. 공인노무사 2차 시험은 논술형 시험으로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에 대한 답을 서술해야 한다. 시험 과목에 대한 이해와 암기뿐만 아니라 시간 내에 답을 서술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매 주말은 실전 시험처럼 모의고사를 보도록 학원 커리큘럼이 짜있다. 전 날에는 입소를 하고 남편의 몸 상태를 살핀다고 공부를 하지 못했지만 머릿속을 쥐어 짜내어 어떻게든 답안지를 채웠다. 모의고사를 보는 동안에 남편의 체온이나 혈압 등을 추가적으로 확인하는 의료진의 전화를 여러 번 받았다. 그래도 무사히 모의고사를 모두 치렀다.


사실 침대에 누워서 끙끙대는 남편 때문에 무슨 정신으로 답안을 완성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정신없이 오전 시간을 보낸 후에 남편이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나마 남편이 함께 있어서 안정이 되었던 마음이 다시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병원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무섭게 느껴지는 것은 처음이었다. 의사 선생님께 병원으로 꼭 가야 하는지 다시 확인해보았지만, 생활치료센터에서는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병원으로 가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해주셨다.


저녁에 병상을 배정받으면 이송될 것이라는 안내를 받고 남편이 가져가야 할 짐을 챙겼다. 여행용 캐리어 두 개를 가져와서 남편 짐과 내 짐을 나누어 담을 수 있었다.

병원에 반입이 안 되는 물품(칼날이 있는 일회용 면도기 등)을 빼고 세면도구와 옷 등을 담았다. 당시 집에 구비하고 있던 마스크는 대부분이 비말 차단용 마스크(KF-AD)이어서 보건소에 문의하니 남편과 나는 감염원이 같아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가져가도 괜찮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이제 병원으로 이송되는 남편은 KF-94 마스크가 필요했다. 다행히 병원에서 택배를 배송받을 수 있어서 바로 마스크를 주문하였다.


저녁식사 후에 병상이 배정되어 구급차가 생활치료센터로 오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고열과 발진, 기침 등 코로나 증상이 점점 심해지는 남편이 이제 내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곳으로 간다니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혼자서 이곳에 남아 잘 지낼 수 있을지 막막했다.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꾹꾹 참아왔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엉엉 소리를 내면서 우는 나를 달래는 남편도 훌쩍였다. 처음 보는 남편의 눈물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남편은 얼마나 무섭고 불안했을까 싶다. 코로나 증상이 얼마나 더 심해질지, 치료를 잘 받고 퇴원을 하더라도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알 수 없고, 나를 혼자 이곳에 두고 간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을 것이다. 그런 남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면 씩씩하게 웃으며 남편을 보내줬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그저 불안한 마음에 공부를 하면서도, 밥을 먹을 때에도, 잠에 들어야 할 밤에도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흘렀다.



의사 선생님께서 병원으로 이송을 결정한 것은 다음과 같은 증상 때문이었다.

1. 해열제를 먹어도 떨어지지 않는 고열(38~39도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2. 손등과 발등에 나타난 발진(붉은 반점)

3. 기침과 가슴 통증(기침을 할 때마다 가슴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가래에 피가 섞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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