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슬 같은 밤을 견뎌내고
해가 뜰 때 즈음,
찬 바람이 드는 슬리퍼를 대충 신고
턱턱 소리가 나게 끌어 걸으며 들어섰던 곳.
처음에는 힘들어서,
그 다음 날에는 좀 견딜만 해져서,
어떤 날은 살만해서,
또 어떤 날은 죽을 것 같아서
그렇게 오간 세월이 삼십년.
내 나이가 벌써 육십이 넘었으니
이 건물이 지어진 지도 백년이 다 돼간다.
내 몸도 이제 성치 않은데
이 곳도, 그래 이제는 허물어질 때가 됐다.
그동안 남한테는 못했던 말
다 쏟아냈던 이 곳.
그 덕에 나는 잘 살아냈고
내 자식들도 이렇게 컸다.
고맙다, 너무 고맙다.
시커멓게 탄 가슴이
네 덕에 바스러지지 않고 꾹꾹 뭉쳐
단단해졌다.
엄마가 다니던 교회가 없어진다.
더 크게 지어 이사를 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