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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촌철활인

한 해 한 해 한 잎 한 잎 한 입 한 입

이해인 '꽃잎 한 장처럼'

by 햇살나무 여운






살아갈수록
나에겐
사람들이
어여쁘게
사랑으로
걸어오네

아픈 삶의 무게를
등에 지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
웃으며 걸어오는
그들의 얼굴을 때로는
선뜻 마주할 수 없어
모르는 체
숨고 싶은 순간들이 있네

늦은 봄날 무심히 지는
꽃잎 한 장의 무게로
꽃잎 한 장의 기도로
나를 잠 못 들게 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오랫동안 알고 지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그들의 이름을
꽃잎으로 포개어
나는 들고 가리라
천국에까지


- 이해인 꽃잎 한 장처럼


새해가 밝았습니다.


감사하게도

또 한 해가 주어졌습니다.


삼백예순다섯 날을

삯도 치르지 않고

그저 받았습니다.


한 해

한 해

한 잎

한 잎

한 입

한 입

향기로운 꽃잎 한 장 한 장
모으는 마음으로

간절히 살겠습니다.

한 날 한 날 부끄럽지 않도록

한 입 한 입 삼가며 살겠습니다.

Happy New Year 2025


<석복겸공惜福謙恭> 비우고 내려놓아 복을 아낀다


아무리 위대한 태양도 매일 진다.
그 사실을 잊지 않는다.
완전히 진 태양도 다시 뜬다.
그 질서를 의심하지 않는다.

우리는 희망을 믿는다.
희망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희망을 품는 그 행위 자체가
인간이라는 존재의 의미가 아닐까.



새해 무사와 안녕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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