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 《명자꽃은 폭력에 지지 않는다》
죽음은 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예고 없이 그저 닥쳐오는대로 속수무책으로 맞이할 수밖에. 그래서 갑작스러운 죽음일수록 남은 이들에게 더 깊은 후회와 아쉬움을 남기고, 하나의 시점에서 끝나지 못하고 삶의 선상에 진행형으로 놓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요즘 우리 주변에 전혀 예상치 못한 얼토당토않은 갑작스럽고 어이없는 죽음들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가. 감히 뭐라 쉽게 말할 수 없을 만큼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다. 작별 인사를 미처 나누지 못한, 아직 남은 사랑을 다하지 못한 채 맞이하는 죽음이란 이토록 사무칠 수 밖에...
매 순간 언제가 마지막이 될지 모르니 그 마지막 순간에 하고 싶은 말, 듣고 싶은 말을 지금 이 순간 미리 자주자주 나누며 살고 싶다. 오늘 이 말이 나와 당신의 마지막 말이 될 수도 있으니.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 《명자꽃은 폭력에 지지 않는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