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연 '빛의 산'
눈이 멀 것이라 했다
되돌아오는 길이 없다고 했다
빛의 산에 관해 알려진 건 그것이 전부였다
...
누구에게나 공평한 빛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시간으로 흩어져갔다
이야기는 거기서 막혔다 나는 책상에 앉아 있었다
이번에도 실패로 끝났군 다른 입구를 찾아야겠어
더욱 날카로운 방법이 필요했다
침묵을 앞세우고도 걸었다
계절을 날씨를 달리해도 번번이 가로막히고 말았다
그리고 문틈으로 스며드는 빛을 보았다
아주 가까이에 있는 빛을 보았다
빛의 산이 멀리 있다는 생각 때문에 한번도 들어가보지못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안희연 '빛의 산' 중에서
가까이에 두고서도 그저
멀리 있다는 생각만으로
스스로 가둬두고 묶어둔
수많은 시도와 가능성을 떠올려 본다
거의 다 왔는데 바로 코 앞에서
겨우 한 걸음 남겨두고
주저앉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시, 일으켜야지 내딛어야지
당신이 찾고 바라던 바로 그것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었는지도!
입춘! 오늘부터 진짜 1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