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원 《시와 산책》
'다른 사람'은 시의 한 행에 다음 행이 입혀지는 것과 같다. 보이는 거리는 좁지만, 보이지 않는 거리는 우주만큼 멀 수 있다. '나'라는 장시(長詩)는 나조차도 미리 짐작할 수 없는 행들을 붙이며 느리게 지어진다.
- 한정원 《시와 산책》 -
"낱말들이 네게 행하는 것이 아닌
네가 낱말에 행하는 것,
그것이 무엇인가 된다."
(에른스트 얀들)
나는 이제 더 이상 나 자신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지만, 바로 그런 이유에서 다시 나 자신이 되었다.
(- 로베르트 발저 《산책》)
매 순간 '방향'을 선택한다.
앞에 펼쳐진 모든 가능성 중에 가장 선한 길을 가리키는 화살표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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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빚어지는 중입니다
매 순간 느리게 지어지는 중입니다
매 순간 다르게 쓰여지는 중입니다
어제도 오늘도 지나가는 중입니다
이런, 옮겨 쓰다가 삐끗했네요
괜찮아요, 이제는 굳이 고치지 않고
둡니다 그냥 그대로
그마저도 '나'라는 시의 일부인 것을
내일은 또 어떤 행이 쓰여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