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슬픔의 자리에도 크리스마스는 내린다

루리 《나나 올리브에게》

by 햇살나무 여운


우리를 붙드는 건 언제나
남아 있는 것들이지. 그렇지?

루리 《나나 올리브에게》 중에서




많은 것들이 지나가고 변해가지만,

당신의 사랑이 여전히 제게는

세상에서 가장 따듯한 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불행한 사람들은
더 불행한 사람들의 처지를 헤아려요.
그러면 불행해서 한 발
멀어질 수 있으니까요.

-루리 《나나 올리브에게》 중에서-





불행한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줄로 연결되어 있어요. 높은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서로의 허리를 끈으로 묶고 가듯이요.

루리 《나나 올리브에게》 중에서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슬픔을 안고 있어요. 그 사실이 나를 버티게 해요. 가끔은 슬픔이 턱 밑까지 차올라서 그만 잠겨 버리고 말 것 같을 때, 내 옆에 나처럼 턱 밑까지 차오른 슬픔 속에서 천천히 앞으로 헤엄쳐 가는 사람을 보게 되는 거예요. 그러면 나도 아, 아직 괜찮구나, 하고 따라서 헤엄을 쳐요. 헤엄치는 나를 보고 또 다른 누군가 역시 헤엄을 치겠지요. 우리는 이렇게 시커먼 슬픔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줄지어 헤엄치고 있어요. 나를 위해서 그리고 서로를 위해서요.




저 반짝이는 것들은
하늘에 난 작은 구멍들이라고
나나가 그랬죠.
지상에서의 시간이 다하면,
그 영혼이 저 구멍을 메꾸러
가는 거라고요.

- 루리 《나나 올리브에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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