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은 편한데... 실속은?
3일 휴가를 사용했다. 쉼표가 있는 글이 읽기 편하듯 잠시라도 쉼이 있는 생활이 내 몸에도 좋다.
나만을 위해 3일 전부를 쓸 수 없다. 가족도 일상을 벗어나고픈 욕구는 똑같다. 1박 2일 가족과 함께 했다.
짧은 시간이기에 지방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 한 가지를 선택했다. 모든 것이 집중된 서울에서도 먹을 수 있지만 풍경과 분위기는 달랐다. 포항시 죽도시장을 찾았다. 대게를 먹었다.
숙박 장소는 정해 놓지 않았다. 그냥 모텔을 생각하고 있었다. 처가 친척이 있는 강릉을 들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강릉까지 가기는 멀었고, 평창 겨울올림픽으로 인해 강릉 주변에서 숙박 구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동해안을 따라 강릉 가는 길에 있는 숙박업소를 찾을 생각이었다. 차를 타고 이동하다 울진을 못 미쳐 인터넷을 검색했다.
울진 프렌치 페이퍼 펜션(경북 울진군 후포면 동해대로 336)이 검색됐다. 도로변이었고 잠시 후 건물이 보였다. 일단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차량이 많았다. 나름 인기 있는 곳인 듯했다. 바로 들어가지 않았다.
간판에 보이는 전화번호로 전화했다. 방이 있는지 가격은 얼마인지 물었다. 도로 주행 중인데 방 없으면 그냥 지나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나 남았다고 했다. 현금가 14만 원을 불렀다. 곧 도착한다고 말했다. 차에서 잠시 기다리다 들어갔다. 카페 있는 곳이 숙박 카운터 역할도 했다.
카페 건물 2층에 있는 방을 배정받았다. 복층 구조였다. 바다를 향한 전면부가 대형 유리창으로 마감이 되어 있어 조망은 훌륭했다. 아침해를 보면서 일어날 수 있는 구조였다. 깔끔한 북유럽식 내부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단순했지만 밥솥을 비롯한 각종 조리기구가 있어 식사를 만들어 먹을 수 있게끔 꾸며졌다. 물론 잠만 잔 우리는 손도 대지 않았다. 4인 가족이 자려고 이부자리를 보니 추가 이불이 없었다. 얇은 패드 같은 것만 있었다. 이불을 요청하려고 카운터로 전화하니 받지를 않았다. 카운터로 내려가 보니 불이 꺼져 컴컴하고 사람이 없었다. 아마도 마감이 되자 자리를 비운 듯했다. 어쩔 수 없이 그냥 돌아와 보일러 온도 버튼을 높이 올렸다. 사실상 두꺼운 이불이 필요 없었다. 아이들은 덥다고 하면서 이불 없이 그냥 잠이 들었다.
나는 잠이 쉽게 오지 않았다. 일단 잠자리가 낯설고 무엇보다도 '쿵쿵'거리는 파도 소리가 잠을 쉽게 들지 못하게 했다. 다음날 아침에 나가 보니 펜션 앞에 수영장이 조성되어 있고 그 앞은 해안도로, 그리고 계단식으로 방파제 비슷하게 바다와 접해 있었다. 계단형 방파제 중간부까지 파도가 부딪쳤다.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쿵쿵' 들렸다. 이날따라 파도가 높은 편이었다. 결국 보기는 좋지만 아늑한 잠자리가 되기엔 부족했다. 여름철에 외부 수영장 이용이 가능한데 바닷물을 끌어와 채운다고 했다.
나중에 익스피디아와 호텔스닷컴 그리고 쿠팡을 통해 가격을 알아봤다. 내가 머문 방 기준으로 지불한 액수에 근접한 곳이 쿠팡이었다. 그래도 현금가보다 1만 원이 더 비쌌다. 다른 곳은 5만 원 이상 비쌌다. 결국 예약 앱 운영회사를 위한 수수료 때문에 더 비싼 것이다. 자 그럼 숙박 예약 앱을 이용하는 것이 이득인가? 편리함, 시간 절약을 생각한다면 이게 정답이다. 그렇지만 조금이라도 돈을 아끼려 한다면 숙박 예약 앱을 쓰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