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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모 Apr 14. 2019

에너지 상식사전

과학상식 수준 높여야 하는데 쉽진 않다.

인간의 지적 수준이 높아졌다고 말한다면 어떤 분야에서 과거와 확실한 차이를 보일까? 

철학? 논리학? 사회학, 도덕률? 종교철학? 사실 플라톤이 말하는 것과 현대 철학자가 말하는 가치 기준과 차이가 얼마나 될까? 당신은 확연하게 보이나?

분명한 분야가 있다. 흔히 과학이라 불리는 영역이다. 태양이 돈다는 천동설이 지구가 도는 지동설로 바뀌었고, 평평한 세상이 둥근 공 모양이라고 정정했다.

이렇게 쌓인 과학적 지식은 지동설, 지구의 모양이 공 모양이라는 것은 이제는 초등학생도 아는 상식이 됐다.

과학 영역은 가설에 기반한 예측도 하지만 이를 증명하려는 노력 속에서 지금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얼마 전에 영상으로 잡아 낸 블랙홀 모습은 아인슈타인의 공식이 맞다는 것을 증명했다.


여러모로 화끈한 일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대한민국에서 과학분야의 충격적 사건이 몇 건 있었다. 몇 년 전 황우석 박사의 가짜 논문 사건, 그리고 광우병 괴담이 광화문 광장을 시위대로 채웠다. 최근에는 가습기 유해 첨가제 판매, 폭스바겐 경유차량 배출가스 조작 사건, 원자력 발전 취소 계획, 녹조 발생한 4대 강 보 철거 문제, 태양광˙풍력 발전 확대, 그리고 지열발전소 여파로 발생한 포항지역 지진 사건 등이 있다.


이러한 일들의 내용을 살펴보고 진행과정을 결정하는 것은 당연히 이를 담당한 사람들의 몫이다. 그렇지만 결과에 따른 영향은 수많은 보통사람들이 받게 된다. 선거를 통해  관리자를 선출하지만 일정기간 그들의 지휘 하에 놓이게 되는 민주주의 체제는 능력 있는 사람을 볼 줄 아는 실력을 개인에게 요구한다. 결국 각종 논란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지적 배경이 필요하다. 인터넷 세상은 수많은 정보를 쏟아붓지만 여기서 어떤 것이 옳은 정보인지 판단을 요구한다. 정확한 수치와 자료에 근거한 차분한 주장이 인터넷 세상에는 보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한쪽으로 쏠린 댓글만 보고 판단을 하는 잘못을 저지르기도 한다. 이를 이용해 댓글을 조작한 드루킹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에너지 상식사전/이찬복 지음/2019.03.22./MID/1만 6000원

인간이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근본적인 문제, 에너지 문제를 가지고 엮은 책이 나왔다.

저자는 "생명체란 에너지를 이용할 줄 아는 존재"라고 정의하면서 지구 상 모든 생명체는 태양 에너지에 기대서 진화하고 발전했다고 말한다.

석탄, 석유 같은 화석연료도 과거 지구에 번성했던 생물체가 묻혀 변화된 자원이며 지구는 모든 생명체와 자원이 순환하는 하나의 유기체임을 밝힌다.


4대 강 사업 후 나타난 녹조문제 해결을 위해 보를 철거해 물이 흐르게 하는 방식은 근본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물에 흘러드는 각종 영양성분 때문에 녹조가 창궐하는 것이기에 이를 줄이는 조치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한다. 생활하수 혹은 농지에 과다하게 사용되는 비료 등이 문제라고 말한다.


또한 요즘 강조되고 있는 태양광  발전의 약점도 밝히고 있다. 친환경의 모습이지만 그 이면도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태양광 패널이 세워지면 그 밑은 자연 생태계가 살아갈 수 없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럽에는 인간이 이미 건설한 건물 옥상과 같은 인공물에 덧붙이는 방식으로 운영함을 알려준다. 산지를 파헤쳐 태양광 발전을 한다면 우천 시 토사가 흐르고 나무가 만드는 산소를 없애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태양광 패널을 자신의 집에 설치해 본 경험을 말하면서 아직 부족한 부분도 알려준다. 또한 최근 포항 지진 원인으로 지목된 지열발전 문제도 다루면서 스위스에서 중단된 사례를 전한다. 그러면서도 지열발전의 유용함도 함께 말한다. 


흔히 드러난 문제만 보고 해결하려 하지만 에너지 문제는 절대 그래서는 안됨을 강조한다.  원자력 발전도 마찬가지지만 태양광 발전도 패널을 제작하는 단계에서 노후 패널 처리까지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 이찬복 박사가 원자력공학 전문가이기에 원전에 찬성하는 느낌이 있다. 하지만 저자는 찬성은 하되 부작용을 줄이는 여러 방책을 꼼꼼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화학공정으로 만들어지는 모든 화학제품도 마찬가지임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에너지를 과소비하는 현생 인류가 지구도 하나의 생명체임을 깨닫고 자제하는 삶을 살 것을 요구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과학분야이기에 이과 분야에 최소한의 상식이 없다면 (저자는 일반인이 보기 쉽게 집필했다고 하지만) 어려운 책이라는 점이다. 각종 단위 기호라든가 혹은 원소기호 만을 적어 놓기도 해서 살짝 불편함을 느꼈다. 그렇다 해도 논란이 될 수 있는 분야의 지식을 과학상식이 될 수 있게끔 풀어 준 것은 인정해줄 만하다. - 빈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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