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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화자 Mar 29. 2016

글 쓰는 할머니의 오늘 이야기-여덟번 째

수영장 풍경

  TV에서 수영장 풍경을  보여 주기 시작한 것은 1980년 쯤이었을 것이다.

남의 나라에서나 볼 것 같은 낯 설고 부러운 풍경이었다.

 춘천은 88올림픽 이후에 국민 생활 체육관 수영장이 생겼다.

수영장에서 운동을 하는 일은 누구나 마음 먹으면 실행할 수 있는 일이다.


 내가 수영을 시작한 것도 한 이십년은 된 것 같다.

팔이 아파서 창문을 열 수가 없고 옷을 입고 벗기도 불편했을 때 누군가 지나가는 말처럼

'목 디스크일 수도 있어요. 수영을 하세요.' 라고 일러 주었다.

물에 뜨지도 못하는 수영 초보가 석달을 물 속에서 허우적 거리다 보니 불편하던 팔과 어깨의 통증이 언제였나 싶게 치료가 됐다. 관절건강과 스트레레스 풀기에 수영 만큼 좋은 게 없다.

 물리치료 삼아서 수영장을 일주일에 두 세번은 꼭 다니는 걸로 노년의 건강관리를 한다.

이른 아침 시간은 피하고 사람들 이용이 뜸한 시간을 좋아한다.  젊은 이들이 이용하는 시간은 피해 준다.

시간이 많은 늙은이들은 웬만하면 젊은 이들에게 자리를 비켜줘야 한다.

수영장도 러시아워가 있다. 바글거리듯 몸들이 서로 부딫치고 시끄럽다.

스트레스를 풀려다 역효과를 낼 수가 있다.


 수영장에는 돌고래도 있고 바다사자도 있고 코끼리들도 있다.

십년 정도 수영 이력이면 물개나 바다사자 정도 실력은 된다.

돌고래들은 수영실력도 좋고 힘이 좋아서 물살을 빠르게 가르고 몸매도 예쁘다.

코끼리들은 물 속에서 걷고 움직이고 음악에 맞춰서 물놀이겸 체조를 하고 수영도 한다.

 고목나무의 등걸처럼 두껍고 주름진 피부와  느릿느릿 움직이는 코끼리들은 노년의 모습들 - 그래도 불편한 몸으로 수영장 나들이까지 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젊은 몸들이 예쁘다. 같은 여자인 내가 봐도 황홀하다. 싱싱하고 탄력이 있는 여체의 s라인은  예술 작품을 보는 것 같다.


 

 이 쪽 라인에서는 비정상으로 큰 몸집, 어눌한 표정의 아이들이 수영을 한다. 선생님들이 덩치만 크고 움직이는 걸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수영을 가르친다. 특수학교 선생님들이 존경스럽다.  탈의실에서 수영복을 갈아입히는 보호자들은 천사표 도통한 도인들이다.  그분들의 고충을 어떻게 다 안다고 말 할수 있으랴.

표정은 없고 아무것도 스스로 하지않고 할 줄도 모르는 아이들이 몸은 자라서 청소년이 되고 있다. 어떤 애들은 몸이 너무 예뻐서 안타깝다.

 저쪽 라인은 초등 1,2학년 꼬마들이 물을 만난 물고기들처럼 팔짝거린다.  어린아이들은 빨리 배운다.

운동하고 건강하게 자라서 건강한 삶을 지켜갈 것이다. 좋은 습관은 좋은 인격의 바탕이 된다.

  

가끔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공중도덕을 못 배운 어른들을 만나는 것이다.

큰 소리로, 너무 큰소리로 아이를 나무란다. 별 일도 아닌데 왜 고함을 지르고 성질을 부리는지?  

참다 못해서 시끄럽소! 한 마디 했다가 뒤통수에 눈총을 맞았다. 가정교육이 문제인가. 성품이 문제인가.

내것이 아니라고 함부로 낭비하는 것도 문제이고

 '드라이는 머리만 말리세요.' 라는 경고가 붙어 있는 것도 부끄럽다.

참 꼴불견의 사례를 목격한다. 어디를 구석구석 말리겠다고 드라이어를 장시간 독차지 하는가.

공짜라서 그런가. 참고 참다가 넌즈시 한 마디 한다. '왜 머리만 말리라고 저런 걸 써 붙여 놨나 했더니....? '

 눈에 거슬리는 꼴 못 본 체 해도 편치 않고  한마디 만 하자고  해도  용기가 필요하다.

 국민의 복지 수준이 높아지면 시민의식도 따라서 올라가야 하지 않겠는가.


몸을 움직여 운동을 하고 나면 혈관과 세포가 생기를 되찾는다.

머리가 맑아진다. 몸에 좋다는 보약을 먹는것 보다 운동을 적당히 하는 것이 몸에 좋다.

코끼리들의 주름진 피부가 조금 펴 진 것 처럼 탱탱해 보인다.

어느날 코끼리팀 할머니 한분이 쩔쩔매고 허둥대신다. 옷장  열쇠가 없어졌단다. 몇번 옷장인지 아랫줄인지 윗줄인지 어디쯤인지 모르겠다고 벌거벗은 몸으로 갈파질팡이시다.

조금 기다리세요 라고 되풀이하면서 관리인이 할머니를 친절하게 안심시킨다. 일은 잘 해결이 되었을 것이다. 기억력 팍팍 떨어지고 입력이 안 되기는 나도 비슷한 처지다.

남의 일이라고 웃기만 할 수가 없다.

백세시대라고 그냥 오래 사는 건 의미가 없다.

 몸도 건강하고 마음도 건강하게 사는 게 중요하다.

몸을 움직이고 온전한 사고력을 유지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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