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티라미수

by 민들레

달달한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내가

그나마 좋아하는 디저트가 티라미수다

커피의 내음을 가득 담은 시트 위

한 겨울 솜이불 같은 마스카포네가 깊게 쌓이고

탑에는 까만 코코아 가루가 빈틈없이 채워진

통 안의 작은 행복이다.


쓴 커피랑 티라미수를 한입 먹고 나면

뭐가 그리 어려웠는가에 대한 생각이 든다

뭐가 그리도 화가 났고

뭐가 그리도 마음이 쓰였나


내가 사는 동네는 커피로 유명한 곳이라

편의점만큼이나 카페가 찾기 쉬웠고

티라미수를 파는 곳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동네의 행복은 이것이 아닌가 싶다.

티라미수를 다 먹고 나면

왠지 모르는 개운함이 든다.

마감이 끝나면 순대국밥으로 힐링을 한다는

어느 작가의 이야기 생각난다.

나에겐 티라미수가 힐링 푸드일지도 모른다.


다 먹고 입술에 까맣게 묻은 코코아 가루를 보면

어릴 적 겨울마다 벽난로에 구워

까만 재가 그득하게 묻어있는 군고구마를 내밀던

손이 트지 않던 날이 없던 할아버지가

생각나는 건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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