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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롬 Jun 20. 2024

위선과 갈등, 풍자로 그은 삼각형

<슬픔의 삼각형>(2024)

‘슬픔의 삼각형’은 스트레스 또는 노화로 인해 눈썹 사이에 생기는 깊은 주름을 의미한다. 본 작을 통해 인간의 위선과 사회 계급의 풍자와 해학을 보인다. 현대 사회에서 수렵·채집 시대로 역행하는 흐름은 신선하고, 인간의 본성을 직면하는 시선에서 자연스럽게 슬픔의 삼각형이 나타난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IMDB


꼭짓점

  

1부 ‘칼과 야야’에서는 젠더 이슈를 삼는다. 남녀의 사회적 고정관념의 갈등과 문제를 모델 칼(해리스 디킨슨)과 인플루언서 야야(샬비 딘)를 매개로 첫 번째 슬픔의 삼각형 중 하나의 꼭짓점을 드러낸다. 계산 장면이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돈’을 언급하기 어려워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비판한다. 2부 ‘요트’는 칼과 야야와 더불어 부자들이 탑승한 크루즈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부자들의 행동이 연민과 해학을 주는 아이러니와 함께 선장과 디미트리(즐라트코 부리치)의 만취 연설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주의와 같은 이념과 사상을 한꺼번에 비판한다. 거친 파도 속에서 일렁이는 크루즈 내부처럼 어지럽고, 정신없는 두 번째 꼭짓점이다. 3부 ‘섬’은 크루즈 이후로 섬에서 표류 생활하는 생존자들 내용이다. 이들은 3부 초반은 남은 사회의 잔재와 허례허식이 남았으나 점차 본능에 맡기고, 이성의 끈이 변모하는 과정을 드러내며 마지막 세 번째 꼭짓점을 새기며 우리는 슬픔의 삼각형을 완성한다.   


IMDB

슬픔의 삼각형  

  

도입부에서 모델 칼이 보인 표정 변화 장면은 이미지 가치의 차이와 변화로 느낄 수 있지만, 앞으로의 사건을 바라볼 표정의 예고에 가깝다. 본작의 메인 플롯에 가까운 2부 ‘요트’에서 호화스러운 크루즈와 우아한 생활을 보여주지 않는다. 부자들의 허례허식과 허례허식의 비위를 맞추며 부자들의 돈을 원하는 직원들, 향락과 위선이 섞인 솔직한 연출은 오히려 불편함이 생긴다. 매우 거친 파도에서 선장 만찬을 즐기는 부자들이 심한 멀미와 만취로 벌어지는 모습은 이성의 술잔을 비운 채 인간의 위선을 넘어 본능의 술잔을 채운다. 3부 섬에서 벌어지는 일은 모계 사회나 원시 사회로 돌아간다. 구명정에서 등장하는 아비게일(돌리 드 레온)의 등장으로 상황은 뒤바뀐다. 자본에서 생존능력과 식품으로 권위의 기준이 변한다. 그들은 수렵·채집을 하고, 사냥을 통해 벽화로 기록한다. 한순간에 몰락한 시대 역행적 모습은 허무주의적 태도로 보이기도 한다. 특히, 그들이 살고자 발악했던 섬조차도 누군가에겐 일부 휴양지였다는 점이 몸부림쳤던 행동의 허무함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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