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라는 건 단순히 숫자와 씨름하는 일이 아니라, 결국 사람과 마음을 다루는 업무이다. 각기 다른 기대치, 해석의 차이, 그리고 절세에 대한 저마다의 방식이 존재하는 이 복잡한 세상 속에서 나는 늘 고민해 왔다. 어떻게 하면 정해진 기준을 지키면서도 진짜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또 어떻게 하면 절세를 이야기하면서도 정직함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중소기업 경리 시절, 나는 늘 불안했다. 결재 서류 양식부터 보고서 방향까지 대표님의 기분과 스타일에 따라 바뀌었기 때문이다. 어떤 대표님은 자산과 부채를 한눈에 보고 싶어 했고, 또 다른 분은 수익과 비용만 간단히 보길 원했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명확한 기준’이 절실하다는 것을. 그래서 세무사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기서는 숫자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법이라는 확고한 틀 안에서 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법이 변하지 않아도 사람은 변한다. 세무사 사무실에서 충격을 받은 건, 법을 피해 갈 방법을 찾는 질문들이 끊이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증빙 없이 비용 처리해도 되냐, 현금으로 돌릴 수 없냐는 질문들. 법을 따르면 될 일을, 사람들은 ‘피할 수 있는 방법’에 더 눈길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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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기다리며 글을 씁니다. 멈춘듯, 흐르지 않는 어둠과 함께 ... 시간에 대한 후회, 반복되는 상처로 인해 글은 저의 치료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