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주고받는 것.
어항 속에 갇힌 우리들처럼
by 신수현 Oct 12. 2025 brunch_membership's
상처는 주고받는다.
때로는 악의적으로, 또는 잔혹하게.
가족 사이에서도 예외는 없다. 오히려 더 깊고, 오래간다.
때때로 가족은 잔혹한 게임처럼 느껴진다.
마치 생명이 다할 때까지 싸우는 콜로세움처럼.
혈연이라는 이름 아래 피를 흘리는 일.
나는 왜 이렇게 마음에 상처가 많을까?
왜 우리 형제들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가까이 있음에도 멀기만 할까?
그 물음에 답을 찾고 싶었다.
『가족의 발견』, 『가족의 두 얼굴』, 『나는 왜 가족이 불편할까』
가족을 다룬 책들을 찾아 읽었다.
어떤 책은 몇 장 넘기다 포기했고, 어떤 책은 끝까지 읽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아마도 나는 ‘해답’을 원한 게 아니라, ‘이해’를 구하려고 했던 것일지 모른다.
왜 우리 가족은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왜 우리는 서로에게 등을 돌리고, 마음을 닫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면 우리 가족은 처음부터 평탄하지 않았다.
재혼가정에서 자란 아버지,
가난 때문에 너무 어린 나이에 시집온 엄마,
넉넉지 못한 살림 속에서 제 꿈을 펼치지 못한 언니와 오빠들.
그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구하지도, 보듬지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