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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오늘처럼 지나갔다.

by 신수현

슬픔을 직접 겪는 것보다, 그것을 지켜보는 것이 더 마음 아프다.

아픔을 느끼는 사람보다, 그 아픔을 바라보는 사람이 더 고통스럽다.

만약 그 사람이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면, 그 고통은 참기 힘든 일이다.


‘나만큼 아파본 적 있어?’

누군가 그렇게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 같다.

“나는 그런 사람을 지켜보는 게 더 아프더라.”



열아홉 살에 나는 취업했다.

내 꿈은 대학 진학이 아니었다. 돈을 버는 것이 목표였다.

좀 더 깨끗한 사무실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그런 자리는 쉽게 얻을 수 없었다.


먼지 가득한 스타킹 공장. 반 친구 몇 명과 함께 그곳을 방문했을 때, 귀가 멍해질 정도로 기계 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기숙사는 군대 내무반처럼 딱딱했고, 욕실에는 비누 냄새와 습기가 뒤섞여 있었다.

그곳의 공기는 일하는 사람들의 땀과 피로로 눅눅했다.

단체생활도, 반복되는 기계 소리도 모두 낯설었다.


얼마 후, 나는 액세서리를 수출하는 무역회사에 취직했다.

기계가 아닌 손으로 만드는 일이었다. 회사 내부는 깨끗하고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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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기다리며 글을 씁니다. 멈춘듯, 흐르지 않는 어둠과 함께 ... 시간에 대한 후회, 반복되는 상처로 인해 글은 저의 치료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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