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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자는 또 다른 서툰 자를 알아본다.

by 신수현

세무사 사무실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묘한 광경을 마주하게 된다. 신입 직원이 또 다른 신입을 가르치는 모습이다. 서로 아는 것도 부족한데,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지식을 주고받는다. 경력자에게 물으면 오히려 핀잔만 돌아와서, 비슷한 처지끼리 뭉치는 듯하다.


또 하나는 텃세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는 속담 때문인지,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기 전에 미리 막아버리는 일이 벌어진다. 하지만 정작 오래된 터줏대감들은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몇 달 먼저 들어온 사람이 유독 텃세를 부린다.

서툰 자는 서툰 자를 알아본다.

진짜 실력자가 신입에게 힘을 쓰지 않는 것처럼, 서툰 자가 더 서툰 자를 발견하면 자신이 더 뛰어난 척행동한다.


그들이 서툰 자를 알아보는 방식은 ‘찔러보기’다. 자신도 힘들었다며 넋두리를 하다가 상대의 마음을 떠보고, 자신보다 더 서툰 모습을 발견하면 그제야 상대를 누르려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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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기다리며 글을 씁니다. 멈춘듯, 흐르지 않는 어둠과 함께 ... 시간에 대한 후회, 반복되는 상처로 인해 글은 저의 치료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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