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에서 많은 실망과 상처를 받은 이유를 되돌아보면, 나는 상대방의 말을 너무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흔히들 이걸 융통성이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나는 생각하는 대로 말하고, 말하는 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오히려 정상적인 기준이라고 믿었다.
누군가 나에게 건네는 배려나 위로, 질문들이 순전히 나를 위한 진심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의 질문은 나를 더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의 표현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러한 행동들이 때로는 사람들과의 재미있는 수다 소재나, 혹은 상대방이 원하는 대답을 얻기 위한 수단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 깨달음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나에게 큰 실망과 혼란을 안겨주었다.
대화를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입이 열리고, 나의 이야기만 주절주절 늘어놓다 끝이 나는 경우가 많았다. 나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 옮겨지는 것에 대한 책임도 나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지 말라"라고 말하지 않은 내 불찰도 있겠지만, 사실 나는 대화에 앞서 그런 조건을 달아야 하는 상황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느낀다.
(다른 사람의 비밀을 쉽게 이야기하면서 나에게는 비밀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유형을 보면서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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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기다리며 글을 씁니다. 멈춘듯, 흐르지 않는 어둠과 함께 ... 시간에 대한 후회, 반복되는 상처로 인해 글은 저의 치료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