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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instory May 05. 2023

[Essay] 총기를 소유할 권리

총기 소유는 왜 막을 수 없을까

끊이지 않는 Mass Shooting (총기 난사 사고) 

내가 어렸을 적 미국에 처음 갔을 때, 가장 궁금하면서도 확인하고 싶었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총이었다. 총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하는데 진짜로 집에 총이 있을까?라는 순수한 궁금증이 있었다. 


미국에 갔을 때 나는 미성년자였기에 혼자 살지는 못하고 (미성년자는 혼자 지낼 수 없다) 현지 가족과 지내는 홈스테이를 하게 되었다. 5인의 백인 가족이었는데 홈스테이 아저씨에게 총기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다. 사실 너무 궁금한 나머지 그 집에서 지내는 첫날 저녁식사 자리에서 물어보았다. "진짜로 다들 총을 가지고 있나요?" 그 말을 들은 아저씨는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안방으로 들어가더니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산탄총 (흔히 말하는 Shot Gun 샷건)과 실탄을 가져왔다. 나는 그날, 게임이 아닌 현실세계에서 샷건을 실제로 처음 보게 되었다.


최근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는 바로 지난 22년 5월 25일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인데, 롭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이라 불리는 이 사건은 22명의 사망자와 1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학교 내에서는 19명의 학생과 2명의 교사가 총에 맞아 숨졌다. 초등학교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다른 총기 사고에 비해 비교적 더 충격이 컸던 것 같다. 또한 비슷한 사건들은.... 당연하게도 너무 많은데 가장 유명한 몇 가지를 추려보았다. 

Sandy Hook 초등학교 총기 사건 (2012) - 코네티컷 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사건으로 20명의 학생과 6명의 성인이 총기를 난사한 한 명에 의해 사망. 범인은 다른 총기난사 사고를 일으킨 범인들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이고 싶었다 (기록을 깨고 싶었다)라고 함.

Las Vegas Strip Shooting (2017)  - 범인 1명이 라스베이거스의 클럽 내부에서 무차별 난사를 하여 58명이 사망하고 100명이 넘는 인원이 부상

Pulse nightclub shooting in Orlando (2016) - 오를란도에 있는 게이 클럽에서 발생한 사고로 49명이 숨지고 53명이 부상. 범인은 평소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있었다고 한다. 

Parkland High School Shooting (2018) - 플로리다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사고로 17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 학교에서 정학을 당해 복수심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San Bernardino Shooting (2015) - 지역사회관에서 발생한 사고로 14명이 사망하고 22명이 부상

Aurora Movie Theater Shooting (2012)  - 콜로라도에 위치한 영화관 내에서 총기 난사로 12명이 사망하고 70명이 부상. 공식적으로 발표된 동기는 없음.

Texas Church Shooting (2017) - 텍사스 주의 한 교회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로 26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

Virginia Tech Shooting (2007) - 버지니아 공대 캠퍼스 내 총기난사로 32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 범인은 한국인 조승희 로서 한국에서 유명해진 사건으로 조승희는 유명해지고 싶었으며 과거 총기난사 범인들을 경외했다고 알려졌다.

< 롭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초등학교 앞 희생자들을 기리는 꽃다발 >


전체 인구보다 많은 총기 보유 수

미국의 총기 사고 관련해선 다양한 통계들이 있다. 

미국에서는 하루 평균 321명이 총에 맞는다고 한다. 평균적으로 하루에 111명이 총에 맞아 사망하고 210명이 부상을 당하며 하루에 1명은 의도치 않게 우연히 총에 맞아 사망한다. 그리고 미성년자 (만 17세 미만) 기준으로 하루에 5명이 총에 맞아 사망하며 그중 3명은 의도된 살인이고, 하루에 17명의 미성년자가 총에 맞아 부사를 당한다. 매년 미국에선 평균 약 117,345명이 총에 맞으며 그중 매년 약 4만 명이 총에 맞아 사망한다. 그리고 미국 전체 가구 중 약 49% 가 총기를 1개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 전역에는 민간인이 소지한 총기가 약 4 억정 가량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미국 전체 인구 (약 3억 3천만) 보다도 많은 숫자이다. 


미국에서 총기 구매는 실제로 매우 쉽다. 내 기억 속 미국에서 처음으로 총기 매장을 본 곳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월마트가 있고 나이키매장이 있는데 그 옆에 총기 매장이 있었다. 한쪽 벽을 모두 차지하고 나열되어 있는 각종 총기 그리고 20% 할인 표시와 함께 약 $200 ~ $700 정도의 (약 20만 원 ~ 80만 원) 총기들이 앞에 나열되어 있었다. 실탄은 정말 놀랄 정도로 저렴하다. 작은 박스로 포장되어 있는 각종 실탄들은 평균적으로 $3에서 $15 정도 (4천 원 ~ 16,000원)이다. (물론 총기 모델에 따라 편차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총기들은 정말 옷을 사듯이 순식간에 구매할 수가 있다. 


< 진열되어 있는 총기들. 장난감이 아니라 모두 진짜 총이다 >


<  월마트 내부에 판매를 위해  전시되어 있는 총기. 가격표를 보니 약 18~25만 원가량의 총기들이다  >

대체 왜 이러는 걸까? 미 연방법원은 대체 왜 총기 규제를 할 수가 없을까? 


총기를 휴대할 권리는 국민의 기본권

미국 연방 헌법의 수정조항 제2조에는 "잘 규율된 민병대는 자유주의 안전을 위해 필요하므로, 무기를 보유하고 휴대할 국민의 권리는 절대 침해당하지 않는다"라고 되어 있다. 즉, 무기를 휴대하는 것은 미국 국민의 자유이자 권리라는 것이다. (미국은 민병대의 나라이다. 이는 17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번 글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겠다) 2008년 미국 대법원은 수정조항 제2조는 미국 시민의 총기 소지 권리 근거를 제공하며 이에 따라서 개인용 무기를 소지하는 데 까다로운 등록조건을 두어서는 안 된다 라는 판결을 내렸고, 이후 대법원은 해당 사항 검토를 거부해오고 있다. 결국 법 역시 국민들이 총기를 가질 권리를 지지하고 있는 샘이다. 그렇다면, 이를 바꿀 수는 없을까? 역시나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총기 규제를 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총기 휴대를 지지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막강한 세력 중 하나인 NRA (전미총기협회) 역시 총기 규제로 법이 바뀌는 데에 강력한 반대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미국 정치에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NRA의 회원수는 5백만 명에 달하며 이들의 임원급 인사로는 미국의 전 대통령인 트럼프를 포함에 많은 정치인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총기 휴대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NRA 가 쓰는 로비 비용 역시 수천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선거 운동 때에만 약 342억 원의 예산을 NRA 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이미 4 억정이 넘는 총이 전국 국민에게 뿌려져 있다 보니 국가 차원에서 회수도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전과자 역시 허가증 없이 총기 소유 가능

미국 텍사스 주의 '허가 없이 총기 소지 가능'의 법안 이 2021년에 통과된 사례가 있다. 텍사스에서는 21세 이상 누구나, 전과나 법적 제한 여부와 관계없이 권총을 소지할 수 있게 되어있다. 또한 공공장소에서 역시 총기를 휴대할 (공개적으로) 자유가 있는 주 이기도 하다. 이런 법안이 통과가 된 기반은 어차피 범죄자들은 숨기고 다니다가 총을 쏘게 되는데 그럴 바에 다 같이 공개적으로 무기를 휴대하도록 해서 범죄자 역시 바로 총에 맞을 수 있도록 허리에 총을 차고 다니는 게 더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된다 라는 주장에 기반한다. 상대방도 공개적으로 총을 차고 있으니, 쉽게 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 텍사스 내의 샌드위치 매장 '서브웨이' 내부에서 총기를 휴대한 상태로 주문을 기다리는 손님 >


< 이마트와 같은 미국의 마트 'Target'에서 총기를 휴대한 상태로 쇼핑하는 어머니들 >


또한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국민의식이다. 

매번 총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미국의 총기 구매율은 최소 5% 이상 예외 없이 상승한다. 총기를 집에 가지고 있는 것이 더 안전할 것이다라는 생각이 대부분인데, 이는 지리적, 문화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실제로 광활하고 드넓은 땅에 주택 구조로 되어 있는 대부분의 미국 지역에서는, 집에 강도가 들어 경찰에 신고를 해도 경찰서가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등 즉각 대응 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곳이 많이 없다. 결국 내 땅, 내 집은 나 스스로가 지켜야 하기에 총은 거의 필수가 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강도가 총 혹은 위험한 무기를 들고 집에 들어왔다 가정한다면 가장 확실하게 제압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총기인 것이다. 


어느 나라나 흉기로 인한 사망 사고 및 범죄가 있기 마련이다. 총기도 결국 그중 하나라고 보는 경향이 많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무차별 난사로 인한 다수의 피해자 발생 (Mass Shooting이라고 한다)인데, 총기 휴대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무차별 난사를 하는 사람이 더 많은 사람을 죽이기 전에 먼저 빨리 범인을 죽여야 하니 총기가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위에 언급된 롭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총기를 휴대하고 사용할 줄 알았다면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기 전에 해결되었을 것이라며 모든 학교에 종사하는 모든 교사들의 총기 훈련 의무화 및 총기 휴대 의무화 (수업 중 포함), 그리고 학교 앞 민병대의 경호 (여기서 민병대란 퇴역 국인 출신 등 실제 미국 육군 장비 수준의 총기를 가지고 학교를 지키는 사람들)가 있어야 한다고 계속해서 논의되고 있다. 


< 텍사스 주 내의 교사들 중 일부가 실제로 사격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edweek.org) >


내가 미국에서 계속 산다면

결국 미국에서의 총기는, 우리나라에서 부엌칼과 같은 흉기 정도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누구나 집에 하나씩 있는, 그리고 비상시에 언제든 자기 방어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부엌칼과 같은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오랜 시간 미국에서 지냈고, 내 아내 역시 외국인이기에 우린 항상 어느 나라에서든 살 수 있으니 어디에서 사는 게 좋을까 라는 대화를 많이 나눈다. 특히 나는 미국에서 다시 살고 싶은 마음이 강해서 우리 부부는 만약 미국에서 거주한다면 우린 총을 구매해야 할까에 대해서 얘기해 본 적이 있다. 


그럴 일 없겠지만 혹시나 만약에라도 미국에서 총기 규제 법안이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등록된 총기만 전국에 4 억정이 있는 나라에서 (비등록 총기까지 포함하면 약 6 억정 이상이라고 추정) 범죄를 저지르고자 하는 사람이 총기가 없을 리가 없기 때문에 우리 부부의 결론은 총기를 종류별로 최대한 많이 준비해서 집 곳곳에 잘 구축하고 방어를 잘 준비하자였다. 총기가 아닌 다른 무기로 위협한다면 몸에 상처가 나도 참으며 버티기라도 할 수 있으나, 범인이 총기가 있는 한, 경찰이 아무리 열심히 달려와도 이미 우리 가족은 순식간에 사망한 뒤 이기 때문이다. 범인이 총기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우리가 먼저 쏴야 사는 것이다. 또한, 총기를 구매하여 집에 배치하는 데에 전혀 부담스러운 금액도 아니기도 하다. (아이폰 1개 가격이면 총기를 5개 이상 구매할 수 있다)


물론, 당연하게도, 총기 사고는 매우 안타까운 사고이며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비극이다. 부디 더 많은 총기를 구매하는 것 외에 더 나은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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