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에 갔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마음이 어렴풋이 보였다.
사형대 앞에서 살아남은 자의 눈빛으로.
베팅의 마지막을 알리는 종소리.
사람들은 허겁지겁 돈을 건다.
마지막 올인에서 살아남았을 때 느껴지는 그 벼랑 끝의 짜릿함.
그건 단순한 쾌감이 아니다.
시베리아에서 총살형 집행 직전, 갑자기 명령이 철회되어 목숨을 건진 사형수의 숨결.
죽음을 건너 생이 다시 허락된 자만이 말할 수 있는, 한 겹 벗겨진 현실 너머의 황홀.
도스토예프스키는 거기서 오르가즘을 느꼈다.
삶과 죽음 사이의 틈에서.
도박장에는 두 종류의 눈이 있다.
하나는 게임을 즐기는 사람의 눈.
다른 하나는, 그 어떤 것도 보지 못하는 눈.
돈도 아니고, 쾌락도 아니고, 오직 확률과 벼랑만이 보이는 눈동자.
그 눈은 살아있으면서도 이미 현실 밖에 있다.
숫자에 몰입한 사형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