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치인에 대해 오래 고민해왔다.
그 고민은 단순한 ‘누가 더 나은가’가 아니라, ‘무엇이 결핍되고 무엇이 과잉되는가’에 대한 성찰에서 비롯되었다.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자질은 두 가지다 — 전문성과 윤리.
그러나 이상하게도 현실 정치에서는 이 두 가지가 하나를 택하면 하나가 결핍되는 경우가 많았다.
전문성이 뛰어난 이들은 종종 윤리적 감수성에서 무디고,
윤리적 명분이 강한 이들은 정책적 실현 능력에서 부족하다.
마치 “꿈과 현실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는 식의 이분법처럼,
정치도 전문성과 윤리 사이에서 가짜 선택지를 강요받고 있는 듯하다.
나는 이 ‘이분법’ 자체를 의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우리는 능력 있는 이가 윤리적이기를 포기하고,
도덕적인 이가 유능하기를 포기하는 구조 속에서 정치를 받아들이는가?
이 구조는 사실 ‘정치 그 자체’가 만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정치인을 바라보는 시선, 시스템, 그리고 언론 프레임이 만들어낸 허상일지도 모른다.
전문성은 수치화되고, 즉각적 성과로 증명되기 때문에 눈에 잘 띈다.
반면, 윤리는 과정 중심이고, 때로는 비효율적이기까지 하다.
그래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유능한 사람에게 권력을 주고,
윤리적인 사람은 조언자로만 남겨두곤 한다.
하지만 정치란 곧 공동체의 방향성과 삶의 질을 다루는 예술이며,
여기서 전문성과 윤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하나의 통합적 덕목이어야 한다.
우리가 꿈을 꾼다고 현실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듯,
윤리를 택한다고 해서 전문성을 버려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이분법은 선택지가 아니라, 사실은 ‘기획된 분열’일 수 있다.
나는 정치인이 윤리적인 꿈을 꾸되,
그 꿈을 실현해낼 전문성도 함께 갖춰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런 정치인을 키워내는 구조, 그런 사람을 뽑아낼 유권자의 기준,
그것이 지금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다.
정치란 꿈과 현실의 결합이 되어야 한다.
윤리와 전문성은 분열된 능력이 아니라,
온전한 한 사람 안에서 만나야 할 ‘두 개의 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