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종 여자들의 안목을 의심했다.
왜 저런 멍청한 사람과 사귀는 걸까?
대화는 제대로 되긴 하는 걸까?
나는 나름대로 논리와 통찰을 가지고 있었고,
말을 아낄 줄도 알았고, 상대를 진지하게 바라보려 했었다.
하지만 그 진지함이,
그 논리의 구조가,
그 깊이의 의도가,
그들에게는 전달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어떤 남자와 웃고, 편하게 대화하고,
쓸모 없는 농담으로 밤을 채우며 즐거워 보였다.
나는 의아했다.
어떻게 저런 대화가 가능하지?
정말 서로 통하는 건가?
결국 알게 됐다.
대화는 ‘깊이’보다 ‘코드’의 문제라는 것을.
그리고 나는 그 코드 바깥에 있었다.
나는 말을 했지만,
그들의 언어로 말하진 못했다.
나는 마음을 열었지만,
그들이 문을 연 방식과는 달랐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내가 바보 같았다는 걸.
그들의 선택이 틀린 게 아니라,
내 판단 기준이 편협했던 것을.
나는 ‘똑똑함’을 ‘연결 가능성’으로 착각했고,
‘논리’를 ‘소통의 도구’로 과신했다.
사람들은 이해하려고 사랑하는 게 아니라,
먼저 편안함을 느끼고,
그 안에서만 조금씩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거였다.
내 대화는 구조적이었고, 정교했지만,
정서적 온도가 낮았다.
그들은 온도를 택했고,
나는 논리를 택했다.
나는 깊이를 좋아했고,
그들은 다정함을 원했다.
나는 복잡하게 배치된 구조 속에 의미를 숨겼고,
그들은 가볍고 따뜻한 말 속에서
서로의 리듬을 맞췄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녀들이 바보 같았던 게 아니라
내가 바보 같았던 것 같다.
나는 대화라는 것을
의미의 교환으로만 생각했고,
그들은 대화를
감정의 맞장구로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들은 잘 맞았고,
나는 혼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