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약

by 신성규

ADHD 약은 집중력을 높여준다고 한다.

흩어져 있던 마음이 한 줄기로 모이고,

산만했던 생각이 목표를 향해 질주하게 된다고 한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하지만 나는, 그 정상이라는 말이 낯설다.


약을 먹은 사람들은 말한다.

“생산적이야.”

“일이 착착 진행돼.”

“생각이 명확해져.”


그 말이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나는 방향 없는 사고로 살아왔다.

연결되지 않은 생각을 연결하고,

무의미한 조각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데 몰입했다.

나의 창의성은, 정돈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어난다.

잡초처럼 자라지만,

그 혼란 속에서만 나는 살아 있었다.


약물은 나를 경마장의 말로 만든다.

사람들은 그렇게 표현한다.

시야는 좁아지고,

달리는 목적지는 선명해진다.

하지만 나는 그 골인 지점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옆을 보고 싶다.

길에서 벗어난 풍경을 보고 싶고,

목표 없는 낙서를 하다 보면

예기치 않게 아름다운 곡선을 만나곤 한다.


내 사고는 발산적이다.

폭발적이고, 비효율적이고,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

그것이 때로는 나를 미치게 만들고,

때로는 무언가를 ‘창조하게’ 만든다.


나는 그 감각을 약물로 조정하고 싶지 않다.

그게 나를 평범하게 만들까 봐서가 아니다.

그게 나의 비논리 속 지능,

혼란 속 감수성,

무계획 속 연결력을 빼앗을까 봐 두렵다.


내 사고는 질서가 아니라, 무질서에서 시작된다.

나는 어떤 시스템으로도 길들이기 어려운 방식으로 세상을 느끼고,

그 느끼는 방식이,

내 유일한 재능일지도 모른다.


나의 부족함이

가끔은 재능의 반대편 얼굴일 수 있다는 사실을 믿기 때문이다.

나는 약이 무섭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26화영화 하몽하몽을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