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증 환자의 일본 여행 준비

by 신성규

여행을 준비하면서 내 마음 한켠엔

끝없는 ‘최적화’의 강박이 자리 잡는다.


어떻게 해야 가장 효율적일까,

어디를 가야 후회하지 않을까,

시간과 돈을 가장 잘 쓸 방법은 무엇일까.


이 모든 걸 다 계산하며,

나는 점점 숨이 막힌다.

여행 계획표가 빽빽해질수록,

마음은 점점 더 무거워진다.


비행기표를 끊고, 숙소를 예약하고,

최고의 여행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휘둘린다.

잘 보내야 한다는 부담이,

자유로운 여행의 설렘을 잠식한다.


하지만 이런 강박 속에서 나는 잊는다.

여행은 최적화하는 게임이 아니다.

때로는 계획 없이 걷는 것,

무계획 속에 스며드는 우연이 더 소중하다.


나는 나 자신에게 너무 가혹했다.

하루하루를 완벽하게 설계하지 않으면 실패한 것처럼,

최대한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의미 없는 것처럼.


그래서 묻는다.

나 같은 사람이 있을까?

최적화의 덫에 걸려

숨조차 쉬기 힘든 사람,

완벽한 여행을 꿈꾸며 오히려 지쳐버린 사람.


있다. 분명히 있다.

그런 내가 나이고,

그런 내가 여행을 떠난다.


여행이란 결국 ‘있는 그대로의 나’와 만나는 시간이다.

최적화가 아닌, 온전히 나 자신에게 관대해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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