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존재를 정의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불안이다. 키에르케고르는 인간이 본질적으로 자신의 자유와 책임을 직면하는 것을 두려워하며, 이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회피한다고 말한다. 일상적 활동, 타인과의 관계, 세속적 즐거움, 심지어 지식 탐구와 습관적 행동까지, 인간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실존적 책임을 피한다. 이것이 바로 그의 통찰이다.
불안은 단순한 공포가 아니다. 그것은 존재의 깊이에서 오는 감각, 자신의 한계와 선택의 무게를 직면했을 때 느껴지는 근본적 긴장이다. 어린 시절의 경험, 사회적 압력,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이 불안을 강화한다. 인간은 이를 견디기 어렵기 때문에,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회피의 전략을 개발한다. 일부는 일상의 바쁨 속으로, 일부는 관계의 피상적 연결 속으로, 일부는 지식과 정보를 쌓는 과잉 몰입 속으로 자신을 숨긴다.
나는 내 삶 속에서 이러한 회피를 직접 목격한다. 활자광적 기질, 지식 탐구, 완벽주의적 사고, 끊임없이 대화를 점검하고 수정하는 습관. 겉으로는 학문적 열정처럼 보이지만, 깊이 들어가면 그것은 불확실한 삶 속에서 답을 찾으려는 근원적 불안의 발현이다. 틀린 것이 있으면 반드시 바로잡으려는 태도, 융통성이 거의 없는 사고 방식은 모두 불안을 견디기 위한 구조적 장치다.
키에르케고르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자신의 자유와 선택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할 때만 진정한 존재가 된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것을 피한다. 우리는 회피를 통해 일시적 안정을 얻지만, 동시에 삶의 깊이와 의미를 놓치고, 반복되는 실수와 후회를 경험한다. 회피는 안도감을 주지만, 동시에 인간 존재의 긴장과 불안을 지속시키는 역설적 장치다.
우리는 불안을 피하면서 동시에 답을 찾고, 의미를 만들어가며, 삶을 살아간다. 중요한 것은 회피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인식하고, 선택적으로 통제하며, 그 속에서도 자유와 책임을 마주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다. 인간 존재의 실존적 과제는 바로 이 회피와 직면의 반복 속에서 형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