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래도록 괴로워했다
우울은 내 평생의 그림자라고
밤마다 내 귀에 달라붙어
“너는 벗어나지 못한다” 속삭이는
검은 파도라고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우울은 바다가 내게 건네는
잠시의 환영,
부서지는 물거품의 가면일 뿐이었다
파도는 내게 달려와
거대한 유리벽처럼 무너지고,
나는 그 속에 갇힌 듯 숨을 잃었다
하지만 곧 알았다
유리벽은 이미 갈라져 있었고,
물결은 손끝에서 흩어지는 빛의 파편처럼
사라져 갔다
우울은 바다의 계절,
내 안에서 피고 지는 이름 없는 조수
그것은 나를 영원히 삼키지 못한다
나는 여전히 그 위를 걷고 있었으므로
그리고 언젠가 나는 보았다
파도가 남긴 흔적 위에
더 깊어진 호흡이,
더 넓어진 눈부심이,
새로운 바다의 문을 열고 있었다
파도는 나를 삼키지 않고
내 안의 바다를 춤추게 했다
우울은 파도처럼 왔다가,
이름 없는 노래처럼 사라지고,
남은 것은 한순간 더 깊어진 눈빛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