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와 모범생

by 신성규

우리는 흔히 능력 있는 사람을 ‘무엇이든 잘하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시험을 잘 보고, 지시를 완벽하게 수행하며, 주어진 틀 안에서 안정적으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을 떠올린다. 사회는 이러한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학교와 회사는 모범생형 인재를 선호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러한 유형의 사람은 천재가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천재와 모범생의 차이는 단순한 성취의 크기가 아니라,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과 사고의 구조에서 비롯된다. 모범생은 주어진 문제를 어떻게 정확히 해결할지에 초점을 맞춘다. 규칙과 체계를 철저히 이해하고, 그 안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완벽한 답을 만들어낸다. 그들은 “주어진 것”을 재현하고 최적화하는 능력에서 탁월하다. 이런 능력은 놀랍도록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다. 시험지 위에서, 회사 프로젝트 안에서, 혹은 정해진 규율 속에서, 그들은 빛을 발한다.


하지만 천재는 다른 방식으로 사고한다. 천재는 처음부터 “주어진 틀 안에서 잘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들은 틀 자체를 의심하고, 변형하며, 때로는 완전히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기존에 정해진 답이 없거나, 그 답이 무의미할 때조차, 천재는 자신만의 길을 찾아 나선다. 심지어 실패와 혼란 속에서 길을 찾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창조적 사고는 불확실성과 위험을 동반한다. 안정적 숙련을 넘어서는 순간, 천재는 모범생과 구분된다.


이 차이는 종종 삶 속에서 드러난다. 모범생형 사람은 남이 시키는 일을 잘한다. 그러나 새로운 과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세상의 규칙을 뒤흔들며, 기존의 틀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창조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 반대로 천재형 사람은 처음에는 방향도 흐릿하고 시행착오가 많지만, 결국에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혁신을 만들어낸다. 아이디어가 터져 나오는 과정은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능하며, 때로는 스스로도 제어할 수 없는 파동과 같다.


흥미로운 점은, 이 두 유형의 우열을 단순히 능력으로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모범생의 능력은 사회적 안정과 신뢰를 만들어내며, 조직과 시스템 속에서 필수적이다. 천재의 능력은 불확실하지만, 세상을 뒤흔들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두 유형은 서로 다른 가치와 역할을 가진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무엇이든 잘하는 사람”이 곧 천재가 아니라는 사실은, 우리가 천재성을 판단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천재성은 정답을 잘 찾는 능력이 아니라, 정답이 없는 곳에서 길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주어진 틀 안에서 안정적으로 완벽을 추구하는 모범생형 능력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데에는 오히려 제약이 될 수 있다.


나는 이 차이를 이해할 때, 인간의 사고와 창조 과정이 얼마나 다층적인지를 다시 깨닫는다. 세상은 모범생과 천재 모두가 필요하다. 하지만 진정한 혁신은, 모범적인 능력보다, 경계를 무너뜨리고 불확실함 속으로 뛰어드는 용기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그 용기를 가진 자만이, 남들이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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