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성향과 ADHD

by 신성규

나는 오래전부터 천재들의 삶을 관찰해왔다.

그들 중 다수는 분명 자폐적 성향을 지니고 있었고,

ADHD를 가진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이 두 신경적 특징이 있음에도

그들의 관심 분야에서 보여주는 몰입과 집중력은 압도적이라는 사실이다.

세상의 소음 속에서 뒤처지거나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어색함을 보이지만,

자신만의 세계에서는 모든 구조와 패턴이 뇌와 몸 속에 선명하게 새겨지는 듯하다.


자폐적 성향과 ADHD는 흔히 ‘결핍’이나 ‘장애’로 분류된다.

그러나 나는 이를 단순한 결핍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 안에는 몰입과 창조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신경적 문법이 숨어 있다.

자폐는 세상의 복잡성을 단순화하고 체계화하도록 뇌를 구조화하고,

ADHD는 세상의 다양한 자극 속에서 선택적 민감성을 유지하도록 만든다.

이 두 요소가 결합되면,

평범한 사람에게는 눈에 띄지 않는 패턴과 구조를 포착하고,

세상과 자신의 관심사 사이에 독창적인 연결 고리를 만드는 능력이 생긴다.


천재성이란 단순한 IQ의 높음이 아니다.

그것은 세상의 소음을 거르며,

자신만의 리듬과 패턴을 찾아내고,

그 리듬에 따라 세계를 재조립할 수 있는 능력이다.

자폐적 사고가 제공하는 체계적 시선,

ADHD가 제공하는 감각적 민감성,

그리고 압도적 몰입과 집중력은

천재적 창조성과 통찰의 핵심적 도구가 된다.


나는 그들의 몰입을 지켜보며,

천재라는 존재가 얼마나 사회적 규범과 상호작용에서 고립될 수 있는지도 느꼈다.

그들은 타인의 눈을 통해 세상을 읽기보다,

자신의 세계 속에서 규칙과 의미를 재발견한다.

그 세계는 좁을지 모르지만, 그 안에서 펼쳐지는 사고와 감각의 깊이는

일반인의 상상을 훨씬 넘어선다.

몰입은 단순한 관심의 연장이 아니라,

자신과 세상을 연결하는 독창적 언어이자

내적 우주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자폐적 성향과 ADHD는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를 보완하는 면이 있다.

자폐적 뇌는 구조와 패턴에 민감하고,

ADHD는 다양한 자극 속에서 선택적 집중을 유지한다.

두 성향이 결합하면,

평범한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세계의 디테일을 포착하고,

그 디테일에서 새로운 연결과 의미를 창조하는 능력이 생긴다.

즉, 천재성과 신경다양성은 분리된 특성이 아니라 공명하는 힘이다.


세상의 시선은 종종 천재를 오해한다.

그들의 몰입은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난 행동으로 보이고,

관심의 편중은 이기적이거나 산만하게 평가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다른 눈으로 본다.

몰입과 집중, 그리고 독창적 사고는

세상을 보는 방식의 깊이와 폭을 확장하는 수단이다.

그 안에서 천재는 단순히 똑똑한 존재가 아니라,

자신만의 신경적 리듬으로 세계를 다시 쓰는 존재이다.


결국, 천재들의 신경적 구조와 몰입은

세상과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결핍이 아니라,

창조와 통찰을 가능하게 하는 신경적 장치다.

자폐적 성향, ADHD, 압도적 몰입 —

이 모든 것은 단순한 장애가 아니라,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읽고 쓰는 능력이며,

그 능력 속에서만 가능한 천재적 언어이자 삶의 지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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