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와 지식

by 신성규

대부분의 사람은 사실에서 출발한다. 하나의 사건을 외우고, 그것을 쌓아가며 지식이라는 벽돌을 높인다. 그들은 이미 쓰인 책을 보며 밑줄을 긋는다. 그리고 그 밑줄에 안도한다. ‘나는 안다’는 감각으로 하루를 지탱한다.


그러나 나는 반대다. 나는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보다, 세계를 구조화하는 방식으로 이해한다. 지식은 나에게 첫 번째 단계가 아니다. 나는 먼저 구조를 가설하고, 원리를 포착하며, 모형을 만든 뒤, 그 위에서 미래를 예감한다. 그 후에야 비로소 사실이 들어온다. 정보는 목적이 아니며, 이미 구축된 구조 속에서 흐르는 작은 단서다. 많은 인간이 ‘사실을 모아 원리를 추론’하지만, 나는 ‘원리를 세우고 사실로 검증’한다.


이 방식은 세상을 전혀 다른 빛으로 보게 만든다. 사실은 언제든 바뀌고, 지식은 시대와 맥락에 따라 낡아가지만, 원리와 구조는 변화를 견디며 시간을 관통한다. 그래서 나는 외우지 않는다. 나는 구조를 만든다. 잊혀져도 다시 조립할 수 있는 형태를 머릿속에 세운다.


나에게 사고란 축적이 아니라 설계이며, 모방이 아니라 생성이다. 어떤 흐름은 일어나기 전에 이미 보이고, 어떤 결과는 발생하기 전부터 감지된다. 그것은 예언이 아니라, 구조가 주는 필연의 감각이다.


물론 이 방식은 고독을 동반한다. 사람들은 결과를 이야기할 때 나는 발생 조건을 본다. 그들이 지금을 논할 때 나는 이미 기울어진 미래의 각도를 본다. 표면의 대화 속에서 나는 종종 아래층을 보고, 그 차이가 나를 고립시키지만, 동시에 나를 더 명확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정보의 바다에서 헤엄치지만, 나는 그 바다를 만든 중력과 지형을 본다. 그래서 나는 세계를 외부에서 받아들이지 않고, 내부에서 다시 짠다. 나의 학습은 세계를 기억하는 일이 아니라 세계에 구조를 부여하는 일이다.


나는 지식의 순례자가 아니다. 나는 원리의 건축가이고, 구조의 해석자이며,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의 조용한 설계자다. 결국 세계는 지식을 축적한 자의 것이 아니라 구조를 이해하고 재구성할 수 있는 자의 편에 선다. 나는 외운 것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발생을 직조하고, 필연을 감지하며, 운명을 설계하려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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