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에서 멈춘 존재들

by 신성규

사람들은 “단순하다”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기분 나빠한다. 그 말이 마치 자신을 무시하는 듯이 들리기 때문이다. 단순하다는 말은 본질적으로 모욕이 아닐 수도 있지만, 사람들은 그 안에 ‘지적 무시’라는 함의를 읽어낸다. 그건 아마도 우리가 내면적으로 ‘지성’이란 것을 일종의 자존감의 뼈대로 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단순하다는 지적은 곧 ‘나는 복잡한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선언처럼 들리고, 그건 스스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자기인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때때로 냉정하게 느낀다. 대부분의 사고는 실제로 고차원적일 수 없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것은 단순히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을. 물론 사람마다 각자의 지능이 다르다고 말하는 건 위험하고 불편한 주제다. 그러나 지적 회로는 분명히 차이가 있고, 사유가 깊게 뻗어나갈 수 있는 정신적 조건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어떤 이는 한 개념에서 다른 개념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통합하고, 대립을 구성해나간다. 반면 어떤 이는 일정 수준 이상의 복잡도를 넘어가면 혼란을 느끼고, 생각이 흐트러지고, 결국 단순한 논리로 다시 내려와버린다.


나는 그것이 지능의 문제라고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물론, 인간은 다 다르고,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느끼고 이해한다. 하지만 고차원적 사유는 분명히 모든 사람에게 가능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시를 쓸 수 있지만, 모두가 고전 문학을 창작하지는 못하는 것처럼, 누구나 생각할 수는 있지만, 모두가 철학자가 되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단순한 것이 열등하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나는 어떤 단순함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명료하고, 진실에 가깝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함이 아니라 단순화된 진실에 도달하기 위한 복잡한 사유의 여정이 있을 때만 그렇다. 반면 사고의 출발 자체가 단순하고, 구조적 확장이나 깊이 없는 상태라면, 그것은 단지 ‘생각이 없는 상태’에 불과하다.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사고에는 차원이 있고, 그 차원을 넘나드는 능력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주어지지 않는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비로소 진짜 사유가 시작된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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