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눈에 구조를 본다.
어떤 현상이나 제도가 주어지면, 나는 그것이 움직이는 원리를 파악하려 한다.
원인과 결과, 흐름과 피드백 루프, 반복되는 패턴까지.
내 사고는 직선이 아니라 그물망처럼 뻗어나간다.
그러나 세상은, 혹은 대화 상대는
그 거미줄 전체가 아니라 작은 매듭 하나만을 본다.
내가 “이건 시스템적으로 지속 불가능해요”라고 말하면,
그들은 “문법이 좀 이상하네”, “그 단어보다는 이게 낫지 않아?“라며
단어의 꼬투리를 잡는다.
그 순간 나는 현실을 체념한다.
나는 시스템 전체를 분석해 위기를 경고했는데,
그들은 마치 모니터의 색감이 흐릿하다는 이유로 비행기 추락 경고를 무시하는 것처럼
본질과 거리를 둔다.
나는 이것이 단순한 오해가 아니라
지적 구조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안다.
고지능자는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동시에 보는 능력을 갖는다.
그러나 다수는
‘현재 보이는 결과’만을 이해하고
‘그 이전의 사고과정’은 생략한다.
그래서 나는 자주 고립된다.
내 사고는 종종 “왜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느냐”는 비난을 받는다.
“너무 과도하게 파고든다”, “그건 그냥 그렇다”고들 말한다.
나는 ‘그냥 그렇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다.
내 사고는 목적이 아니다. 이건 내가 타고난 방식이다.
나는 구조로 이해해야 비로소 편안해진다.
사람들은 결과만으로 안다고 하지만,
나는 과정이 불분명하면 ‘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세상은 간명한 답을 좋아하지만,
나는 언제나 복잡한 질문을 가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를 멀리하고,
나는 질문의 깊이 속으로 다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