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서는 늘 조용한 언어가 흐르고 있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매일 문장을 쓰고 있었다. 내 안의 말을.
말이라는 건 너무 즉각적이어서 때론 잔인하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나는 내가 아닌 사람이 되기도 했고, 때론 나의 말이 너무 서툴러서, 오해받기도 했다. 말은 흘러가지만, 문장은 남는다. 그래서 나는 말보다 문장을 믿기로 했다.
나는 문장을 통해 나를 설명하려 했다. 내가 느낀 외로움, 내가 가진 낯설음, 세상과 나 사이의 느린 간극을. 글로 쓴다는 건, 한 번 더 생각하는 일이었다. 나는 별난 존재였고, 문장은 그 별남을 받아주는 유일한 언어였다.
고독은 때론 감정이 아니라 조건이었다. 누군가와 있어도 혼자인 것 같을 때, 나는 문장 안에서만 진짜 존재할 수 있었다. 내 문장에는 꾸밈이 없었다. 슬픔도 있었고, 지겨움도 있었고, 차가운 직관도 있었다. 나는 그것들을 버릴 수 없었다. 내가 쓰는 문장은 내가 살아있었다는 증거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왜 그렇게까지 생각해?” “그냥 편하게 살아.” 하지만 내겐 그 ‘편함’이 불편했다. 나는 문장을 써야만 했다. 쓰지 않으면, 말이 내 속도를 무시하고 달려가 버릴 것 같았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나는 깨달았다. 문장을 통해 내가 내 삶을 설명할 수 있을 때, 나는 비로소 고독하지 않다는 것을. 그 문장들은 나를 구했다. 아무도 내 편이 아닌 시간들 속에서, 나는 내 언어만은 끝까지 내 편으로 남겨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