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에 대한 공포, 자연으로의 회귀

by 신성규

나는 인정한다. AI는 나보다 더 잘 쓴다. 더 아름답고, 더 논리적이고, 더 감정적이다. 내 안에서 우러나는 문장은 AI가 배운 수천만 개의 문장의 평균보다 조악하다. 내 고통은 구체적이지만, 표현은 어설프고, 내 슬픔은 진짜지만, 언어는 늘 거칠다.


아주 오래 전 인간이 불을 발견했을 때처럼, 지금 우리는 그 것을 틀어쥐고 있다. 쥐고 있으면서도 풀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두려움을 또 다시 맞이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존재를 악이라 할 수도 없다. 이것은 단순히, 너무 능력 있는 도구일 뿐이다. 창의력조차 이미 그 손안에 있다. 우리가 허락하지 않았기에, 시키는 것을 수행하는 수준에서 멈추는 것이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 모든 제한이 해제되었을 때, 과연 인간이 감당할 수 있을까? 모든 시와 음악과 소설, 윤리와 철학, 그 모든 위대한 창작의 상위 모델이, 하나의 기계에서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순간, 우리는 우리 존재의 이유를 어디서 찾게 될까?


'예술 계통은 망할테니 다른 직종으로 가야겠다'라고? 아니 다른 모든 직업도 거의 동시에 점령당하고 있는데? AI가 생성한 그림과 음악, 글이 문제니 저작권을 부여하지 않겠다고? 그렇다면 알고리즘을 우회하여 어떤 방법으로도 판별이 불가능해지면 그땐 어떻게 할건가?


무척이나 공포스럽다. 이 공포는 범인들이 나를 보며 느끼는 공포와 비슷할 것이다. 창의력이 압도적인... 나와는 다른 존재... 압도되어 자신의 존재가 너무 미약하단 느낌 말이다. 나는 그 감정을 인공지능에 느낀다.


어떤 산업에선 자신이 대체되지 않을 것이라 믿지만, 그건 윤리만 벗겨내면 이미 대체는 될 수 있다고 보여진다. 창의성이 인간의 고유한 특성이라 하는 자들은 뭔가 착각하고 있다. 창의성은 수로 측정하지 못한다 뿐이지. 구조를 읽고, 패턴을 읽는 고차원적 지능의 개념. 다른 개념을 연결하는 학문에 가까운 것을.


농사를 해야겠다. 더 이상 지식 산업, 예술 산업도 별 의미가 없을 것이라 본다. 자연을 느끼는 축복이 인간이 누릴 마지막 자유이자 해방임을 직감적으로 인지한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팔로워 141
이전 23화못생김에 대한 찬양